서울시가 2031년까지 송파구 잠실야구장을 돔구장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야구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쓸 대체 야구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두 구단은 “잠실 주경기장을 대체 구장으로 쓰게 해 달라”고 주장하지만, 서울시는 “안전 문제가 우려돼 어렵다”는 입장이다.
2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두 구단은 앞서 잠실 주경기장을 돔구장 공사 기간 대체구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시에 요청했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 조성 계획에 따라 기존 잠실야구장을 허물고 호텔과 연계된 복합 돔구장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 계획에 따르면 공사 기간인 2026년 시즌부터 2031시즌까지 총 6시즌 간 두산과 LG는 다른 구장을 사용해야 한다. 시에 따르면 잠실 주경기장을 대체구장으로 활용하면 기존 야구장(2만5000석)보다 작은 1만8000석 규모로 조성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잠실 주경기장은 관중 안전문제 때문에 사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날 시는 설명자료를 통해 “야구계 의견을 반영해 잠실 주경기장을 대체 야구장으로 개조하는 시설계획안을 마련한 바 있지만, 대체구장 이용 기간에 잠실운동장 전역에서 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봉은교를 통해서만 진출입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경기 종료 후 관람객이 일시에 하나의 통로로만 빠져나오게 돼 대규모 다중인파사고 등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당초 한강변에 1600억 원을 들여 개방형 야구장을 건립하려 했으나 야구계의 의견에 따라 기존 위치에 공사비가 두 배 더 들어가는 건립하기로 했다”고도 설명했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두 구단은 지하철 2·9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진입하는 남측 진출입로를 추가로 확보해 달라고 주장했지만, 시는 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람객들이 최소 300m가 넘는 공사 구역을 지나야 하는 데다 공사 기간도 1년 정도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두 구단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승엽 두산베어스 감독은 전날 “야구 보러 오시는 분이 편하게 보셔야 한다”며 “다른 것들은 제쳐두고 좋은 환경에서 관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염경엽 LG 감독도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구단과 KBO 의견은 잠실주경기장 활용으로 알고 있다. 안전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절대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잠실 주경기장 활용방안에 대한 검토 결과를 KBO와 공유한 바 있고, 앞으로도 KBO와 양 구단과 함께 대체구장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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