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Sea FARM SHOW]
작년 114개국에 8600억원 김 수출
참치 넘어 4년째 수산물 수출 1위
완도, 해조류 양식 이상적 환경 갖춰
서양에선 전통적으로 해조류를 ‘바다의 잡초’로 취급했다. 하지만 최근 미네랄, 식이섬유, 비타민, 칼슘, 철분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슈퍼 푸드’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은행은 최근 글로벌 해조류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2030년까지 118억 달러(약 15조7000억 원)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현재 식용이나 양식용 사료로 쓰이는 해조류가 미래에는 섬유와 플라스틱 분야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탄소를 격리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김 양식장 찾아온 세계은행 관계자
실제로 세계은행 관계자들은 19일 한국의 해조류 양식 기술을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프로젝트의 사전 답사를 위해 해조류의 본고장 전남 완도군과 신안군을 방문했다. 신안에서는 김 양식장을, 완도에선 미역·다시마 양식장을 둘러보고 전남도와 해조류 양식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최정기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은 “해조류 양식 기술 전수는 중장기적으로 전남 해조류의 수출 증대와 현지 시장 선점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나사(NASA)도 주목한 완도 해조류
완도산 해조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2021년 4월 23일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 지구전망대 사이트에 해조류 양식장 사진이 소개되면서부터다. 2021년 2월 19일 인공위성인 랜드샛 8호가 보내온 이미지인데, 완도의 에메랄드빛 해역에 해조류 재배 흔적이 빗살무늬처럼 새겨져 있었다.
나사는 당시 완도 해역의 따뜻한 기온과 완만한 조수가 해조류 양식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또 해조류 양식에는 담수나 비료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대기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해조류 가운데 ‘K푸드’ 대표 주자로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건 김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김 수출액은 6억4700만 달러(약 8600억 원)로 집계됐다. 김 수출액은 2019년을 기점으로 수산업에서 부동의 1위 수출 품목이었던 참치를 넘어섰다. 김이 수출되는 나라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캐나다, 태국, 호주, 대만 등 114개국에 달한다.
김일 완도군 수산경영과장은 “김은 가공, 유통 등 모든 과정이 현지에서 이뤄지며 지역 경제에 큰 보탬이 되는 품목”이라며 “한류 열풍에 힘입어 ‘식품 산업의 반도체’로 불리면서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산 해조류가 세계에 진출하면서 제품 개발 및 유통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김민숙 완도세계로237 대표(44)는 올 7월 완도읍 망석리에 완도산 해조류 판매점 ‘237마켓’ 쇼룸을 열었다. 상점 이름에는 완도산 해조류 제품을 세계 237개국에 팔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237마켓이 자리 잡은 회색 벽돌 건물에 들어서면 먼저 ‘237’ 마크가 선명한 모자, 셔츠, 부채, 컵 등 굿즈 상품이 눈에 들어온다. 마켓 한쪽에는 김 대표가 ‘오픈 쿠킹 스튜디오’라고 부르는 주방이 있다. 완도 대표 음식인 해초비빔밥 등 해조류를 활용한 각종 요리를 선보이는 공간이다. 유튜브 영상 촬영 장비도 준비돼 있다. 김 대표는 “237마켓은 수출의 ‘베이스캠프’이면서 비즈니스 공간으로 바이어들에게 완도산 해조류를 소개하기에 최적인 장소”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시골 마을에 쇼룸을 연 것은 세계 시장에서 완도산 해조류의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2020년 아마존에 입점한 237마켓의 ‘모듬해초’는 해조류 샐러드 분야에서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201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호주, 프랑스, 인도, 싱가포르, 베트남, 라오스, 파라과이 등으로 수출국을 늘리고 있다. 김 대표는 “K슈퍼푸드로 떠오른 해조류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날이 머지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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