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영아사망’ 20대 친모 첫 재판…‘살인죄’→‘영아살해죄’ 주장

아이를 출산한 후 살해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모 A씨(20대). /뉴스1

‘대전 영아사망’ 사건의 20대 친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법리적인 혐의는 부인한다는 취지다.

21일 수원지법 제14형사부(부장판사 고권홍)는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된 20대 친모 A씨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 2019년 4월30일 대전의 한 병원에서 B군을 출산했다. 하지만 B군이 선천성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게 되자 혼자 양육할 자신이 없다고 생각해 B군이 퇴원한 후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당시 B군을 입양보내는 방법도 고민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이를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같은해 6월쯤 대전 자신의 주거지 인근 하천변에서 생후 36일된 B군을 5분에서 10분동안 꽉 끌어안고 압박해 살해하고 시신을 하천 풀숲에 버려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에서 A씨측 변호인은 사실관계는 인정했으나 혐의는 부인했다.

A씨측은 ‘살인죄’가 아닌 ‘영아살해죄’이고, ‘사체유기죄’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형법 제250조 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형법 제251조 영아살해죄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아살해죄’는 분만중 또는 분만직후의 영아를 살해한 때로, 주로 산모가 분만 직후 정신이상·흥분상태인 상황에서 특수한 동기로 영아를 살해한 것이어서 살인죄보다 형량이 감경되도록 입법됐다.

A씨측 변호인은 “영아살해죄라는 것은 시간적인 게 아니라 실제적으로 범행을 저지를 당시의 산모의 상태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출산 후 약 한 달정도 지난 후 범행했지만 그동안 양육에 대한 불안감이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에 영아살해죄가 맞다”고 말했다.

A씨측 변호인은 또 ‘사체유기죄’에 대해서도 “살해한 장소에 시신을 그대로 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찰은 수사 초기, A씨가 ‘아이를 집에 방치했다가 외출해서 귀가해보니 숨져있어 집 근처 야산에 묻었다’는 진술을 토대로 A씨에게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이후 A씨는 여러 차례 진술을 번복하면서 결국 ‘아이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고 최종 진술했고, 경찰은 A씨의 혐의를 ‘살인죄’로 변경했다. B군의 시신은 찾지 못한 상태다.

이날 A씨측은 A씨의 모친과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을 재판부에 증인으로 신청했다. A씨의 평소 성격과 가족관의 관계에 대한 모친의 증언 등을 양형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A씨에 대한 다음 기일은 10월26일 열린다.

(수원=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