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센징’ 욱일기든 행인 폭행…40대 탈북자에 징역 3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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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9월 24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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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GettyImages.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GettyImages.
3·1절 다음 날 욱일기 그림에 한국인 비하 문구를 적어 들고 다니던 남성을 폭행한 탈북민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사용한 군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24일 의정부지법 형사13부(박주영 부장판사)는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평결 등을 종합해 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및 보호관찰명령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벽돌과 돌멩이로 피해자를 수차례 때려 상해를 가한 것은 불법성의 정도가 중하다”면서도 “배심원은 공소사실(살인미수)을 무죄로 인정하는 평결을 제시했고, 재판부의 심증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탈북민으로 알려진 A 씨는 지난 3월 2일 오후 경기 파주시 금촌 시장에서 욱일기를 들고 돌아다니며 1인 시위를 하던 60대 B 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B 씨가 들고 다니던 욱일기에는 일본어로 한국인을 비하하는 발언들이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B 씨를 발견한 A 씨는 “당신 친일파냐, 뭐 하는 짓이냐?”고 화를 냈다. 이에 B씨는 “야 이 조센징(조선인) 놈들”이라고 받아 쳤다. 이후 격분한 A 씨가 벽돌로 B 씨의 머리를 내리치며 폭행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B 씨는 6주 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당했다.

이후 검찰은 A 씨에게 살인 의도가 있다고 보고 살인미수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아울러 10년 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을 청구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 기소된 A씨는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북한에서는 원인 제공자를 징벌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 살인의 의도는 없었다”며 살인미수 혐의는 부인했다.

이어 그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하는 의정부지법 본원에서 재판을 받았다. 유무죄에 대한 평결 결과 배심원 9명 중 4명은 살인미수 유죄, 5명은 무죄로 평결했다. 다만, 5명의 배심원은 혐의를 축소해 특수 상해는 유죄로 평결했다.

당시 A 씨의 변호를 맡은 추헌영 변호사는 “폭행 피해를 받아도 되는 사람은 없고 피고인이 크게 잘못했지만, 피고인이 돌로 수차례 내리쳤다는 혐의는 증인 진술로도 충분하지 않다”며 “피해자는 의식을 잃지 않았고 60만 원대 치료비가 드는 치료를 받았다. 살인미수 혐의 의율은 지나치다”고 변론했다.

이어 “피고인은 3·1절 바로 다음날 일본의 군기인 욱일기 그림과 아리가또, 조센징 등의 문구이 적힌 깃발을 들고 다수 시민들이 있는 장터를 배회한 피해자와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며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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