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도박’ MZ조폭? 금고에 40억 돈다발…1300억대 도박사이트 운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25일 15시 06분


초임 검사 눈썰미에 몸통 2명 추가 체포
검찰 “온몸에 문신…MZ 조폭 행태”

1300억 원대의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온 20대 일당의 몸통이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으로 고가의 외제 승용차를 타고 다녔고, 금고에는 현금 40억 원이 들어있었다.

춘천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김상균)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장 개장) 등의 혐의로 총판팀장 A 씨(25)와 부팀장 B 씨(25)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일당의 관리자급인 A 씨의 금고에서 발견된 현금뭉치. 춘천지검 제공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일당의 관리자급인 A 씨의 금고에서 발견된 현금뭉치. 춘천지검 제공
검찰은 A 씨의 사무실 금고에서 현금 40억 원을 찾아 압수했고, 1억5000만 원의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권과 포르쉐 승용차 등 차량 2대를 몰수보전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으로 구입한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음주·무면허 운전을 일삼았고, 전신문신으로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MZ 조폭’ 행태를 보였다.

이들 일당은 2020년 9월부터 최근까지 축구, 야구, 농구 등 스포츠 경기의 승패를 맞추면 배당률에 따라 돈을 지급하는 방식의 14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들의 손실에 비례해 수익금을 분배받는 총판팀인 일명 ‘김○○ 팀’의 팀장 역할을 했고, B 씨는 팀원들에게 급여를 주고 범행 사무실을 관리하는 부팀장 역할을 맡았다. 또 나머지 구속기소된 3명은 팀원으로, 불구속기소된 1명은 홍보책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오피스텔 등에 다수의 사무실을 개설한 뒤 SNS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사이트 주소와 추천인 코드를 알려주는 방법으로 회원들을 모집했다.

A 씨가 은닉했던 금고. 춘천지검 제공
A 씨가 은닉했던 금고. 춘천지검 제공
이 사건은 당초 경찰이 팀원 3명만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이 추가 수사를 통해 관리자급 조직원인 A, B 씨의 신원을 파악해 체포했고, 은닉한 범죄수익금까지 환수했다. 춘천지검에 따르면 사건을 송치받은 초임검사가 방대한 내용의 텔레그램 자료를 분석해 ‘김○○ 팀’이 서울 금천구 일대를 중심으로 한 동창, 선후배 등으로 구성된 조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수사를 확대할 수 있었다.

춘천지검 관계자는 “범죄수익금을 면밀히 파악해 환수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가·사회적 폐해가 심각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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