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 눈꽃 정원’으로 이름난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리의 메밀밭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5일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추진위원회(위원장 김대립)에 따르면 최근 메밀꽃이 개화하기 시작해 다음 달 초까지 절정을 이룰 예정이다.
매년 이맘때부터 추정리 된내기골 산허리를 소금을 흩뿌려 놓은 것처럼 하얗게 수놓는 메밀밭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 장소로 알려지면서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에만 15만 명이 다녀갔다. 마을에서는 개화기 동안 밀원(蜜源) 사진 촬영, 메밀꽃밭 걷기, 토종벌·토종꿀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또 지역농산물 판매, 추정리 주민들의 산판소리 공연, 다다예술학교 기악 공연 및 도예 전시 등도 진행된다.
3만 ㎡ 규모의 추정리 메밀밭은 ‘경관보전직불제’ 사업으로 조성됐다. 이는 농촌의 경관을 아름답게 만들어 지역축제나 농촌관광과 연계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취지의 사업이다. 메밀꽃밭은 토종벌 농가에 양질의 꿀을 공급해주는 중요한 밀원 공급원이기도 하다.
메밀꽃밭은 농촌진흥청 선정 토종벌 1호 명인이기도 한 김대립 위원장의 노력으로 이뤄진 곳이다. 3대째 이곳에서 토종 벌을 키우는 김 위원장은 직접 굴착기를 이용해 메밀 씨를 뿌리며 메밀밭이 주변의 산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만들었다. 2021년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하는 ‘2021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축산분야)에 선정된 그는 토종벌 낭충봉아부패병 감염차단기술 개발과 개량, 사육 기술 정립으로 토종벌을 지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토종벌 인공분봉법 개발과 토종벌꿀 구조, 무지개꿀 수확법을 인터넷과 현장 교육을 통해 전국의 양봉농가에 보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9세 때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양봉장에서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해 토종벌의 매력에 흠뻑 빠져 고등학생 때부터 양봉에 나섰다. 대학 때는 전공(전자공학과)을 살려 ‘인공 분봉법’을 개발하고 2003년 농림부로부터 ‘21세기를 이끌어 갈 농업분야 최연소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김 위원장은 “기후 영향 등으로 올해는 예년보다 10일가량 일찍 메밀꽃이 피기 시작했다”며 “눈처럼 하얀 메밀꽃도 보고 산책도 하면서 가을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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