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부터 ‘치매’라는 용어가 사라지고 ‘인지증’, ‘인지저하증’, ‘인지병’ 중 하나로 변경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6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다음 달 국립국어원을 통해 치매의 용어 변경에 대한 국민수용도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후보는 인지증과 인지저하증, 인지병 세 가지로 추렸다”고 밝혔다.
국민수용도 조사는 약 2500명 대상으로 실시하는 온라인 조사다. 정부는 다음달 말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연내 치매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 경우 법안명은 물론 치매관리센터 시설 이름을 포함한 공문서의 ‘치매’ 용어가 모두 사라지게 된다.
그간 ‘치매’라는 용어는 질병에 대한 편견을 유발하고 환자 및 가족에게 불필요한 모멸감을 주기도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정신 이상’이란 뜻을 가진 라틴어 의학용어 ‘dementia’에서 유래됐고, ‘어리석다’는 의미의 한자어 ‘치매’(癡呆)로 옮긴 것을 일본에서 전해 받아 우리 발음으로 읽은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한자어권인 아시아에서도 2000년대 중반부터 ‘치매’가 부정적인 인식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그 결과 대만과 일본, 중국과 홍콩은 병명을 개정했다.
대만의 경우 2001년 실지증(失智症)으로, 일본은 2004년 인지증(認知症), 홍콩과 중국은 각각 2010년과 2012년 뇌퇴화증(腦退化症)으로 병명을 바꿨다. 미국은 2013년 치매(dementia)에서 ‘주요신경인지장애’(major vascular neurocognitive disorders)로 변경했다.
국내에서도 유사하게 부정적 의미였던 병명을 바꾼 전례가 있다. 정부는 지난 2011년 정신분열병을 조현병으로, 2014년 ‘간질’을 ‘뇌전증’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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