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가 26일 오후 현재 8시간40분 넘게 진행됐다. 역대 두 번째 최장 영장실질심사 기록이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8분부터 이 대표의 영장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영장실질심사는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위증교사 의혹 순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심사는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역대 최장 영장실질심사 기록은 지난해 12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문재인정부 대북 안보라인 최고 책임자였던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10시간5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8시간40분(2017년 3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8시간30분(2020년 6월)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대표 측은 낮 12시40분까지 이어진 오전 심리에서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을 두고 검찰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단식으로 인해 몸이 좋지 않은 이 대표는 미리 준비해 온 미음으로 법정 내부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오후 1시20분쯤부터 다시 심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이른바 ‘비선 실세’였던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청탁을 받아 민간 개발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에게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를 제공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해 공사에 200억원의 손해를 끼친 점이 명백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대표 측은 백현동 개발 사업으로 성남시가 1000억원의 이익을 벌어들였는데 200억원을 더 벌지 못했다고 배임죄를 적용한 것은 부당하고, 증거 인멸 우려나 증인 회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또한 직접 나서서 변론을 펼친 것으로 파악됐다.
1시20분부터 4시까지 이어진 심리에서는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두고 양측이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이 대표의 ‘증거 인멸 우려’를 강조하기 위해 민주당 인사들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면회 당시 “위에서 써달라고 한다”며 회유의 자필 옥중서신을 요구한 증거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 대표가 지난해 11월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이 체포된 다음 날 신모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을 통해 이 전 부지사 아내와 측근의 연락처를 건네받은 문자메시지도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대표 지시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이 전 부지사 아내 등과 접촉해 이 전 부지사의 검찰 진술을 번복하는 내용의 옥중서신을 공개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15분간의 휴정 후 재개된 오후 4시15분부터 현재까지는 위증교사 사건을 두고 막바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4~2017년 백현동 개발 사업에서 특정 민간업자에게 불법 특혜를 제공해 1356억원의 수익을 올리게 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를 받는다.
경기도지사였던 2018년 자신의 공직선거법위반 사건 재판에서 김진성(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이 ‘당시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음에도 수차례 전화를 걸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증언해달라고 요구한 혐의(위증교사)도 있다.
2019년 쌍방울 회장 김성태에게 독점적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등 부정한 청탁을 받아주는 대신 북한에 줄 불법자금 800만 달러를 대납해달라고 요구한 혐의(외국환거래법위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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