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장심사]
檢, 회유정황 담긴 접견기록 공개
부인 “열달 잘 참아 조국보다 멋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구속 기로에 놓인 26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에서 검찰은 민주당 당직자와 이 전 부지사의 부인 백모 씨가 이 전 부지사를 압박하고 회유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이 재판에선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 대한 ‘자필 탄원서’를 내겠다고 나서 변호인과 교도관이 목소리를 높여 언쟁하기도 했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뇌물 등 혐의 재판에서 검찰은 7∼8월 백 씨가 이 전 부지사를 접견한 상세 기록을 공개했다. 기록에 따르면 7월경 민주당 당직자 김모 씨는 백 씨와 함께 이 전 부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옥중서신을 써주셨으면 좋겠다. 위에서 ‘검찰이 탄압한 내용을 자세히 써서 보내줄 수 있느냐’ 이런 걸 요청했다”고 말했다. 백 씨도 “당에서 당신을 의심하고 있다. 여기서 (옥중서신을) 쓰지 않으면 여기서도 왕따, 저기서도 왕따가 된다”고 설득했다.
검찰은 김 씨와 백 씨가 검찰의 이 전 부지사 회유가 있었다는 내용의 ‘옥중서신’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편지 작성을 요구한 ‘위’가 이 대표라고 보고 이날 열린 이 대표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증거 인멸 우려의 근거로 제시했다.
8월 21일 접견에서 백 씨는 “검찰이 이 전 부지사를 압박해 허위 진술을 하게 했다”는 내용의 이 대표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을 전달하며 “10개월간 잘 참았으니 조국보다 당신이 더 멋진 사람으로 돼 있다. 영웅이 될지, 잡범이 될지는 당신이 판단하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백 씨가 이 전 부지사와 접견한 후 박찬대 안민석 주철현 민주당 의원 등과 총 16차례 연락한 정황을 들며 이 대표 측이 조직적으로 이 전 부지사를 회유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선 이 전 부지사의 탄원서 제출을 두고 다툼도 벌어졌다. 이 전 부지사는 오전 재판을 마치고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에게 ‘탄원서’라고 적힌 문건을 주려 했다. 이 전 부지사를 인솔한 교도관은 “정식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막았다. 탄원서 반출(전달)이 무산되자 김 변호사는 교도관과 고성을 주고받으며 말다툼을 벌였다. 이 전 부지사는 탄원서를 김 변호사를 통해 이 대표 영장심사 재판부에 제출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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