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라고 윗층집 음악 틀고 춤까지… 아랫집은 고통[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27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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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가 반갑지만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가올수록 바짝바짝 침이 마르고 신경이 곤두선다고 합니다. 위층 (혹은 다른 이웃)의 층간소음으로 매번 싸우던 사람입니다.

명절 때만 시끄럽다면 이해못할 주민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평소에도 시끄럽더니 이제는 단체로 소동을 부린다고 생각하고서 분통이 터지는 겁니다. 과거 심각한 폭행 사건이 벌어지고 심지어는 가족 살인까지 일어난 때가 바로 명절 연휴 기간입니다. 평소에 참았던 화가 터진 겁니다. 매우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 아래 내용은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SNS 올리려고 친지들이 모여 차례 영상 찍고 음악에 맞춰 춤까지
서울 마포구 한강 푸르지오 아파트에 사는 30대 여성입니다. 재작년에 남편, 두 살 아기와 함께 들어와 살고 있습니다.

이사 왔을 때부터 콩콩콩 아기가 뛰는 듯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희도 아기가 있다 보니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콩콩 소리가 점점 쿵쿵 소리로 바뀌더니 주기도 잦아졌습니다. 관리사무소에 말하니 한동안 조용해졌습니다.

그러다 사건이 터진 건 올해 1월 긴 설 명절 연휴 때였습니다. 연휴 첫날은 부모님 계신 제주에 다녀오고 다음날부터 서울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위층에서 우다다다~~ 뛰는 소리가 났습니다. 명절이라 위층에 가족 친지들이 왔다 싶어 오늘만큼은 참자고 했습니다. 아기를 데리고 밖에 나가 한나절 산책하고 돌아오니 저녁 7시가 되었습니다. 진동과 소음이 그치질 않았습니다. 견딜 수가 없어 아파트 관리소에 연락해 주의를 부탁했습니다. 안내 방송이 몇 차례 나와 잠잠해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9시가 되어가도 뭘 하는지 계속 우르르 와다다 쿵쾅쿵쾅 소리가 더 잦아져서 아기도 잠을 못 자는 통에 할 수 없이 윗집에 인터폰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명절이라 가족들이 모여 있어서 그러는 건데 이해 못하냐”며 “어제는 별소리 안하다가 오늘 따라 왜 그러시냐”고 해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럼 어제는 집을 비워 몰랐는데 어제도 저렇게 팔짝팔짝 뛰었나보네’ 싶어서 더 화가 났습니다. 그런데 인터폰 너머로 음악 소리도 크게 들려 심지어 말하는 소리 조차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참다못해 남편과 위층에 올라갔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남편과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집에 온 가족이 모여 있는 건 둘째치고, 음악 소리에 다들 서서 뭔가 활동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희가 찾아온 것이 당황스러웠는지 다들 쭈뼛쭈뼛 쳐다 보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 집 딸이 SNS 활동하는데 가족이 다 같이 모여 제사를 지내고 음악에 맞춰 안무를 추는 영상을 찍느라 분주했답니다.

“예전부터 쿵쿵대는 소리 많이 났지만 어린 아이가 사는 줄 알고 이해하려고 했는데 이건 아니지 않냐”고 항의했습니다. “한번 더 뛰는 소리를 내면 경찰 부르겠다”며 그동안 참았던 화를 터트렸습니다. 그러고 내려와 예전에 이 집에 살았던 남동생에게 물어보니 “매번 경고 주는데도 아직 매트도 안 깔았나 보네” 라는 것입니다.

명절 때만 그러면 이해가 되고 남습니다. 평소도 시끄러웠는데 명절이라고 가족이 많이 모일 줄 알았으면 또한 촬영을 할 것이었으면 사전에 양해를 구하던가 아니면 매트를 깔던 하다못해 카펫이라도 깔아야 하는 거 아닐까요. 그 태도가 너무 괘씸합니다.

추석이 점점 다가오는데 또 이런 일이 생길까 전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가족이 모여 차례 지내고 영상 찍고 다 좋은데, 공동주택에서 되도록 이웃에게 피해를 안 주며 하는 방법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팁’
친지들의 방문이 있는 명절 연휴기간에 층간소음으로 인해 살인, 폭행 등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어 특별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부산 해운대의 한 아파트는 유독 명절 연휴기간에 층간소음 갈등이 심하고 민원이 많이 발생했는데 지금의 거의 사라진 사례가 있습니다. 알고 나면 쉬운 방법이니 참조할 만 합니다.

우선 명절 연휴기간에는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에 말해 층간소음 주의 방송을 주기적으로 특히 저녁에 하도록 요청하십시요. 아파트를 방문하는 사람이 관리소(또는 경비실)에 방문신고를 할 때 반드시 층간소음에 주의를 주도록 강조해야합니다.

메모지를 통해 언제 친지들이 방분할 지 문의하고, 관리소(또는 경비실)에도 위층에 방문하는 사람들과 시간대를 알려달라고 하십시요. 이 정도는 개인 정보가 안될 것입니다. 그 시간대는 잠깐 피하던가, 어느 정도의 마음의 준비하고 있으면 그렇게 괴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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