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업등 20곳 무료 컨설팅
“식사인원수 따라 순차 조리 필요”
코로나 사태후 배출량 다시 늘어
市 “2026년까지 10% 감축 목표”
22일 서울 송파구 한국체대에서 음식물 쓰레기 다량배출사업장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들이 컨설팅을 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이게 며칠 치 음식물 쓰레기죠? 일인당 급식량이 너무 많은 것 같은데, 혹시 학생들이 자율배식을 하나요?”
지난달 22일 서울 송파구 한국체육대. 오길종 한국폐기물협회장이 기숙사 학생식당에서 배출된 음식물 쓰레기를 살펴보더니 물었다. 이날 한국체대에선 서울시가 음식물 쓰레기 다량 배출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맞춤형 무료 컨설팅’이 진행됐다.
식당 뒤에는 다섯 끼 분량의 음식물 쓰레기가 120L 용량의 음식물 쓰레기통 8개에 가득 담겨 있었다. 오 회장은 쓰레기통을 둘러본 후 “식사 인원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배출될 수밖에 없다”며 “한꺼번에 전부 조리하기보다 식사 인원 수에 따라 순차적으로 조리하고, 메뉴 선호도 조사를 실시해 남기는 음식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코로나19 이후 배출량 늘자 컨설팅 진행
서울시는 음식물 쓰레기를 많이 배출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업종별로 맞춤형 감량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폐기물협회 연구진과 시·자치구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이 사업장을 방문해 컨설팅을 제공한다.
컨설팅은 실태 조사를 먼저 진행한 후 지켜야 할 내용을 안내하고 효율적인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안을 알려주는 순서로 진행한다. 지난해 음식물 쓰레기를 많이 배출한 사업장 상위 100곳 중 업종별로 기업·학교 급식소와 대형 음식점, 숙박업소 등 20곳을 올해 컨설팅 제공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날 한국체대에서 진행된 컨설팅에는 오 회장을 비롯해 정승헌 한국생명환경자원연구원장 등 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국체대 학생식당과 기숙사 급식소 2곳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 현황을 파악하고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조언했다.
시가 맞춤형 컨설팅에 나선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로 접어들면서 음식물 쓰레기가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 다량 배출 사업장의 경우 2019년 488t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1년 344t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386t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관광숙박시설과 급식소 등에서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사업장별 감량 효과 분석하고 우수 사례 공유
이날 컨설팅을 받은 한국체대 급식소 영양사는 “기숙사 사감이 주 1회 식사 인원 수를 파악해 알려줬는데 당일 메뉴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식사 인원이 크게 줄곤 했다”며 “메뉴 만족도 조사를 통해 식사 인원 수를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등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시는 이달 중 사업장 20곳에 대한 컨설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사업장별 감량 효과를 분석해 우수 사례도 공유한다. 내년에는 컨설팅 대상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는 맞춤형 컨설팅 등의 정책을 통해 2026년까지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2019년 대비 10% 줄일 계획이다. 최종하 서울시 생활환경과장은 “앞으로도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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