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당 허용 않는 정당법 조항…헌재서 4대5 ‘합헌’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4일 1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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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등록 신청, '지역정당 규정 없다'며 반려
"지역정당 허용 시 지역주의 심화" 합헌 판단
"풀뿌리 민주주의를 차단할 위험" 위헌 의견

전국적인 규모의 구성과 조직을 정당 성립 요건으로 둔 정당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6일 정당법 위헌법률심판·헌법소원심판에서 관련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4일 밝혔다.

심판 대상 조항인 정당법 제17조와 18조는 ‘정당은 수도 소재 중앙당과 5개 이상의 특별시·광역시·도 소재 시·도당의 조직을 갖추어야 등록할 수 있고, 시·도당은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했다.

청구인들은 전국동시지방선거 기초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창당 후 정당등록 신청을 했지만, 정당법이 지역정당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 사건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대해 재판관 9명 중 5명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위헌 결정을 위한 심판정족수인 6명을 채우지 못해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합헌 결론을 내린 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형두 재판관은 “전국정당조항은 정당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전국적인 규모의 구성과 조직을 갖춰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균형 있게 집약·결집해 국가정책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해 정당에게 부여된 기능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의 참여’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적 연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정당정치 풍토가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의 정치현실에서는 특히 문제시되고 있다”며 “지역정당을 허용할 경우 지역주의를 심화시키고 지역 간 이익갈등이 커지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현실과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정당의 수에 비추어 보면, 전국정당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정당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며 합헌 결론을 내렸다.

반면 유남석·문형배·정정미는 “전국정당조항은 각 지역 현안에 대한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정당의 출현을 배제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차단할 위험이 있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이들은 “기성정당과 신생정당을 구별해 중앙당 및 시·도당의 소재지, 시·도당의 수를 달리 정하는 방안 등 전국정당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도 않는다”며 “전국정당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정당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했다.

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의 참여’라는 정당의 핵심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전국 규모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볼 수 없고, 헌법이 전국 규모의 조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며 별개의 위헌 의견을 냈다.

이들은 “전국정당조항은 모든 정당에 대해 일률적으로 전국 규모의 조직을 요구해 지역정당이나 군소정당, 신생정당을 배제하고 있다”며 “이는 헌법 제8조 제1항의 정당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정당원수조항은 재판관 7대 2로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위헌 의견을 낸 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법정당원수조항은 헌법 제8조 제1항의 정당의 자유 자체를 처음부터 전면 부정한다는 점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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