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요금 오른 지도 얼마 안 됐는데 지하철 요금까지 오른다니 이제 한 푼이라도 더 아껴야겠다 싶더라구요.”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출근길에 만난 직장인 최모 씨(31)가 지하철 정기권을 구입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지하철 정기권은 서울전용의 경우 한 달에 5만 5000원을 내고 60회까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승차권이다. 일반 교통카드 대비 월 2만 원 이상 저렴하다. 최 씨는 “7일부터 지하철 비용이 인상되는데 정기권은 인상 직전까지 예전 요금으로 살 수 있다고 해서 미리 정기권을 샀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이 7일 첫 차부터 1250원에서 150원 오른 1400원(교통카드 기준)으로 인상되면서 부담이 늘어난 시민들은 교통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직장인 심모 씨(25)는 “알뜰교통카드를 사용하려고 신용카드사 여러 군데서 제공하는 혜택을 비교하고 있다”며 “번거롭긴 하지만 매달 몇 만원은 아낄 수 있어 최대한 혜택이 많은 곳에서 발급받으려고 한다”고 했다. 알뜰교통카드는 11개 금융사에서 발급하는데 이동 거리에 따라 최대 월 최대 6만6000원을 카드 마일리지로 환급받을 수 있다.
가까운 거리는 대중교통을 대신 자전거나 도보로 이동하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잠실나루역에서 건대입구역까지 지하철로 통학하던 대학생 한모 씨(24)는 최근 따릉이 6개월 권을 2만 원에 구입했다. 한 씨는 “교통비도 아끼고 운동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거리 출퇴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신분당선의 경우 7일부터 하루 왕복 요금이 최대 8200원으로 올랐다. 신분당선을 타고 매일 판교에서 양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주모 씨(27)는 “왕복 요금이 밥 한 끼 수준으로 오르니 부담된다”고 하소연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수도권 통합 정기권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모습이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수도권 정기권을 도입하고 할인율을 높이는 등 정기권에 더 투자하거나 청년 등 특정 계층 할인 혜택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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