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광주기독병원과 협약 맺고
일반 아동병원 문 닫는 시간에 운영
지역 소아청소년 의료 공백 해소
다른 지자체서 벤치마킹 하기도
휴일이나 야간에 아픈 어린이를 치료해주는 광주 공공심야어린이병원이 호응을 얻고 있다.
4일 광주시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이달 3일까지 33일 동안 광주기독병원에서 운영하는 공공심야어린이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어린이는 총 2373명이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인 9월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6일 동안 진료를 받은 어린이는 736명에 달했다.
공공심야어린이병원 평일 진료 환자 수가 가장 적은 날은 9월 20일 27명이었고, 휴일 진료 환자 수가 가장 많은 날은 9월 23일 166명이었다. 시민 김모 씨는 “늦은 밤 어린 자녀가 열이 나 당황했는데 공공심야어린이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안심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공심야어린이병원은 일반 아동병원이 문을 닫는 시간에 운영된다. 평일에는 오후 6시 반부터 밤 12시까지 진료를 한다. 토요일에는 오전 8시 반부터 밤 12시까지, 휴일에는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진료한다. 공공심야어린이병원은 광주기독병원 응급실 옆에 별도의 진료실 1개를 갖추고 있다. 의료진은 소아과 전문의 7명, 간호사 5명, 수련의 3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공공심야어린이병원 개원 이전 부모들은 휴일, 야간에 자녀가 아프면 응급실을 이용하기 위해 오랫동안 대기하고 큰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은 소아과 진료를 받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아동병원 오픈런 현상으로 이어지는 등 소아청소년 진료체계의 악순환을 초래했다.
광주시는 해법으로 지난달부터 공공심야어린이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심야어린이병원은 소아청소년과 부속시설 및 장비를 이용한 휴일·야간 소아청소년 전문 진료와 응급실 연계 진료를 통해 의료 취약시간대 소아청소년 의료 공백을 해소하고 있다.
광주시는 공공심야어린이병원 운영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소아 의료체계 붕괴가 낮은 수가와 그에 따른 전문의 기피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하고 연간 사업비 12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협약을 맺은 광주기독병원에 2025년까지 2년 4개월 동안 사업비 29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런 지원 덕분에 휴일 야간·진료비가 일반 진료에 비해 10∼20% 정도 더 저렴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명화 광주시 의약관리팀장은 “공공심야어린이병원에 지원되는 사업비의 95%는 의료진 인건비로 사용된다”며 “광주기독병원이 의료 사각지대, 공백 시간을 메우기 위해 헌신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공공심야어린이병원은 정부나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소아 의료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하면서 야간·휴일 진료 보상 강화방안 등을 설명했다. 전남 여수시는 광주 공공심야어린이병원 운영체계를 배워 동일한 소아 의료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미래 세대인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설치와 병원 간 협력 지원, 지역 소아 의료 공백 완화 등 소아 의료체계 강화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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