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실시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수학 만점자가 최소 2520명 쏟아졌다. 6월 모의평가(648명)의 약 4배다. 윤석열 대통령의 6월 지시로 공교육 과정 외의 ‘킬러(초고난도) 문항’이 배제된 첫 시험에서 수학 변별력 확보에 문제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의대 진학을 노리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과목별 수능 전략을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월 모의평가 영역별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으로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수능 도입 이후 가장 낮았다. 표준점수는 개인 점수가 전체 응시자 평균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으면 시험이 어려웠고, 낮으면 쉬웠다는 뜻이다. 최고점을 받은 2520명은 난도가 높은 ‘미분과 적분’ 선택자(이과생)들로 추정된다. 2024학년도 전국 의예과 선발 인원 3016명 중 수능으로 뽑는 정시 인원이 1144명인데,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수학 만점자가 나온 셈이다.
반면 국어는 6월 모의평가에서 1492명이었던 만점자가 9월에 135명으로 급감했다. 윤 대통령이 지적했던 비문학은 킬러 문항이 사라져 쉬웠지만, 반대로 문학이 매우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을 확보하는 역할을 했다. 영어도 까다롭게 출제돼 1등급을 받은 응시생 비율이 2018학년도 절대평가 도입 이래 두 번째로 낮았다. 이 때문에 올해 대입 수시모집에 지원한 재학생 상당수가 대학이 요구한 최저학력기준(일정 등급 이상)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기조대로 11월 16일 수능이 출제된다면 올해 대입은 수학이 아니라 국어와 탐구 과목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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