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측정 거부하고 경찰 폭행한 30대 무죄 판결에 검찰 항소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경찰관까지 폭행한 30대 남성이 무죄 판결을 받자 검찰이 항소했다.

인천지검은 도로교통법상 음주 측정 거부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한 A 씨(30)의 1심 판결에 불복해 인천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하면서 “음주 측정 요구 당시 피고인의 언행·보행상태·혈색 등을 보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볼 수 있었다. 출동 경찰관들은 음주 측정 요구에 불응하자 측정을 권고했을 뿐 강제하지도 않았는데 피고인은 경찰관들을 폭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심 판결의 논리대로라면 체포 등 강제수사보다 상대적으로 인권 침해가 적은 임의수사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불법 수사가 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8월 26일 밤 인천 자택 1층 필로티 주차장에서 경찰관들의 음주 측정 요구를 20분 동안 거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음주 측정에 응하지 않고 주차장에서 나가려고 했고, 경찰관들을 밀치거나 손으로 얼굴을 치는 등 폭행하기도 했다.

당시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A 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고 그가 부정확한 발음을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음주 측정을 계속 요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당시 A 씨는 경찰관이 음주 측정을 요구하기 전에 임의수사를 거부하는 의사를 표현했다. 경찰관은 음주 측정을 하기 전이나 그 과정에서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거나 압수수색을 하는 등 수사상 강제처분을 하기 위한 형사소송법 절차를 따랐어야 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한편, 이 사건의 2심 재판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며 1심 법원이 소송기록을 정리해 넘기면 항소심을 담당할 재판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