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추천 이사 사표, 사장후보 사퇴
새 이사 선임전엔 사장선출 어려워
야권 이사들 “후보 다시 공모해야”
KBS 이사회가 6일에도 최종 사장 후보를 선출하지 못했다. 이날 여권 추천 김종민 이사의 사직서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접수됨에 따라 KBS 이사회는 여야 6 대 5에서 5 대 5로 바뀌었다. 사장 후보 선출 절차는 김 이사의 후임이 임명된 뒤에나 재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후보자 가운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사장 후보자를 선출하지 못한 채 휴회했던 KBS 이사회는 이날 오전 9시 속개됐지만 10분 만에 폐회했다. 당초 여권 이사들이 계획했던 결선 투표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날 이사회엔 전날 사의를 표했던 김 이사와 야권 이사 1명이 불참해 9명이 참석했다. 이사회는 추후 사장 후보 선출 일정과 방법에 대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KBS 이사회는 총원 11명 가운데 여권 추천 이사가 6명으로 다수였지만 김 이사의 사직서가 최종 수리되면 여야 5 대 5 동수가 된다. KBS 이사회 사무국은 이날 저녁 방송통신위원회에 김 이사의 사직서를 송부했다.
앞선 4일 투표에선 여권에서 이탈표가 나오면서 사장 후보를 바로 선출하지 못했고, 결선 투표까지 치르게 됐다. 김 이사의 사퇴는 여권 이사들 사이에서 이탈표가 발생한 것과 절차적 잡음이 불거진 것 등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사진)과 최재훈 KBS 부산방송총국 기자가 결선 투표에 올랐던 가운데, 최 후보자가 5일 저녁 “분열의 빌미가 된 듯해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사퇴해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KBS 안팎에서는 여권 이사 다수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박 후보자의 선출을 막기 위해 야권 이사들이 대거 최 후보자에게 표를 던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최 후보자는 보수 성향인 KBS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이다. 최 후보자는 사퇴의 변에서 “이사회의 정파적 표결에 자괴감을 느꼈다”며 “이사회 파행으로 인한 사장 공석 장기화는 김의철 전 사장이 제기한 사장 해임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 인용될 빌미가 된다. 김 전 사장이 복귀하면 KBS에 미래가 없다”고 했다.
야권 이사들은 처음부터 사장 후보자를 재공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낙하산 사장 임명을 위한 졸속 선임 절차를 당장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후보자가 1명만 남을 경우 재공모를 할 수 있다.
반면 여권 이사들 사이에선 박 후보자를 상대로 최종 후보 선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김 이사의 사퇴로 여권 이사들이 과반을 채울 수 없다는 점에서 KBS 사장 후보 선출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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