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개편]올해 중2부터 고교 내신 9등급→‘5등급’…수능 선택과목 폐지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10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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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시안
올해 중2, 고교 가면 적용…내신 20년만 수술
文정부 고1 상대+고2~3 절대평가 방식 폐기
수능, 선택 '심화수학' 신설 검토…국교위 제출
EBS 50% 연계, 영어·한국사 절대평가는 유지

2025년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올해 중학교 2학년부터 고교 내신 석차등급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고 전(全) 과목에 적용된다.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는 국어와 수학, 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이 폐지될 예정이지만, 논의에 따라 선택 ‘심화수학’이 신설될 수 있다. 대입 정시 40%와 논·서술형 수능은 이번 개편안에서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제도 개편안 시안’을 발표했다.

이번 시안은 이날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회의에 보고됐으며 추후 심의를 거쳐 연말까지 확정될 예정이다.

◆20년 만에 내신 등급체제 바꾼다…文정부 방식 폐기

지난 2021년 2월 문재인 정부에서 예고한 고교학점제 평가 방식이 전면 폐기됐다. 그대로 시행되면 성적 부풀리기가 발생해 대입 전형 운영에 파행이 예상되고 고1 학업 중단과 내신 선행학습 사교육비 폭증이 예상된다는 판단이다.

당초 고교 1학년이 주로 듣는 공통과목에서는 석차 9등급을 5단계 절대평가인 성취도(A·B·C·D·E)와 병기하고 2~3학년 심화 과목인 일반선택과 진로선택은 성취도평가만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시행할 계획이었다.

다만 고교 내신 석차등급은 지난 2005년 첫 도입 이후 바뀌지 않았던 9등급제를 5등급제로 개편하기로 했다.

최상위 1등급은 현행 최상위 4%에서 최상위 10%로 늘어난다. 이어 2등급(24%)은 10% 초과부터 34% 이하, 3등급(32%)은 34% 초과부터 66%, 4등급(24%)은 66% 초과부터 90% 이하로, 남은 최하위 10%는 5등급이다.

내신 등급제가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는 것은 2005년 도입 이후 처음으로 2025년 고교 신입생을 기준으로 20년만이 된다.

이번 개편은 학생 수가 적어 1등급을 줄 수 없는 고교가 늘어나고 있고, 논·서술형 평가 중심으로 5등급 체제를 도입하고 있는 선진국 추세와 어긋난다는 이유에서 이뤄졌다.

현행 교육부 훈령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보통교과 과목 수강자 수가 13명 이하인 경우 석차등급을 매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 9등급제 체제에서는 1등급(최상위 4%)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1등급 없는 학교는 극히 드물었으나 최근 들어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올해 43개 고교에서 1등급을 주지 못했고, 전체 고교 40%가 한 개 학년에 학생이 다 합해 200명이 안 돼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될 조짐이다.

일본, 프랑스와 호주, 홍콩은 A부터 E까지 5등급 체제를 운영하고 있고 모두 절대평가 방식이다. 미국도 A부터 E까지 5등급을 운영하지만 E등급은 대체로 과락으로 봐 차이가 있고 주(州)별로 방식이 상이하다.

고교생들 사이에서 낮은 내신 성적을 이유로 자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지난 정부의 내신 평가 방식에 부작용이 크다는 점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다.

그러나 내신 성적을 위주로 평가하는 대입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이나 자기소개서 등 각종 비교과 요소가 대폭 축소·폐지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상위권의 내신 변별력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능 국·수·탐 선택과목 폐지…통합·융합교육 강조

교육부는 현재의 수능에서 제기돼 온 과목 간 유·불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국어와 수학, 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을 폐지하기로 했다. 선택형 수능은 1999학년도 수리·탐구(Ⅱ) 영역을 시작으로 도입됐고 이후 개편을 거듭해 왔다.

국어는 고교 일반선택 과목인 ‘화법과 언어’, ‘독서와 작문’, ‘문학’을 출제 범위로 모든 수험생이 같은 문제를 풀게 된다. 지금은 ‘독서’, ‘문학’을 공통과목으로 하고 ‘화법과 작문’ 또는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선택한다.

수학은 일반선택인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를 범위로 하는 공통 문제지가 주어진다. 현재 수학은 ‘수학Ⅰ’, ‘수학Ⅱ’가 공통이며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이상 3개의 선택과목 중 하나를 택해서 응시했다.

다만 수학은 첨단 분야 인재 양성과 이공계열 대학 강의를 듣기 위한 기초 소양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심화수학’을 선택과목으로 신설하는 방안을 대입개편 시안 2안으로 마련해 국교위 판단을 받기로 했다.

2안이 받아들여지면 ‘심화수학’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5교시에 원하는 수험생이 선택해 치르는 방식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출제 범위는 ‘미적분Ⅱ’와 ‘기하’다.

탐구 영역의 변화가 가장 큰데 현재는 사회 계열 9과목, 과학 계열 8과목 총 17과목 중 최대 2개를 고르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수능에서 탐구 영역을 선택한 모든 수험생이 ‘사회·과학탐구’ 영역을 응시해야 한다.

새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고1 공통과목인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출제 범위로 한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대학이 각각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도록 시험시간은 분리하고 표준점수·백분위·등급도 따로 매긴다.
예를 들어 지금 수능 4교시에서 ‘한국사’를 치른 뒤 이어서 탐구 영역 과목 2개를 각각 응시하는 방식처럼 사회탐구를 푼 뒤 과학탐구를 푸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새 사회·과학탐구 시험 시간과 문항 수 등을 정책 연구를 거쳐 정할 계획이다.

탐구에서 개별 선택과목의 지식을 묻는 암기 위주 평가에서 벗어나 사회·과학 분야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논리적, 융합적 사고를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영어와 한국사는 현재 범위 그대로 유지되며 100점 만점에 90점을 넘으면 1등급을 얻는 절대평가 방식도 변함 없다. 원점수 50점 만점에 절대평가인 제2외국어/한문도 9개 과목 중 1개를 고르는 현재 방식을 유지한다.

직업계고에서 전문 과목을 일정 시간 이상 이수해야 응시할 수 있는 직업탐구 영역도 ‘성공적인 직업생활’ 한 과목만 치르고 다른 4개 선택과목은 모두 폐지한다.

대입 수험생들의 혼란을 가급적 줄이겠다는 취지에서 표준점수·백분위·등급을 제공하는 현행 평가 방식과 성적 표기 방식은 유지하기로 했다. EBS 수능 연계 교재 연계율(50%)과 간접연계 방식도 지금 기조를 바꾸지 않고 지속한다.

이처럼 선택과목을 폐지한 새 수능 개편안을 두고는 이름 뿐인 ‘문·이과 통합형’이었던 현재의 수능이 갖는 과목 간 유·불리 문제를 해소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하지만 시안 2안에 따라 새 선택과목인 ‘심화수학’이 도입될 가능성이 있어 새로운 유·불리 유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반대로 고2~3 수준에서 고1 수준으로 출제 범위가 바뀌는 사회·과학, 현재 수능의 문과 지망생 응시 범위로 바뀌는 수학의 경우 관련 학계에서 학습량 저하 우려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초미의 관심사인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수능 위주 정시 선발 비율(40%)을 두고 교육부는 “대입 안정성을 위해 현재와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와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 등이 거론했던 수능 논·서술형 문항 도입 역시 이번 개편안에서는 제외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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