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정시 40%’ 유지…‘논·서술형 수능’ 일단 도입 안해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10일 15시 56분


국수영 선택과목 없애고 통합사회·과학…"변별력은 갖춘다"
내신은 '전 학년 5등급 상대평가'…"경쟁완화+대입 안정성"

현 중2부터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입 제도가 개편되지만 주요 16개 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정시 40%’ 룰은 유지된다. 일각에서 제시됐던 논·서술형 수능은 일단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2025년부터 모든 고등학생들이 학점제로 공교육을 이수하기 때문에 고등학생을 평가·선발하는 대입 제도 또한 개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대입의 두 축인 ‘수능’과 ‘내신’을 모두 손 보지만, 제도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위해 주요 16개 대학은 신입생 정원 40% 이상을 정시로 선발해야 한다는 원칙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고교생들이 각자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듣는 학점제 환경에서 천편일률적인 수능을 ‘자격고사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선을 그었다.

교육부의 2028 대입개편 시안을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현행 ‘공통과목+선택과목’ 수능이 유지되나.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통합형 과목체계’로 개편된다. 모든 학생들이 수능 국·수·영과 사회·과학탐구에서 같은 문제로 시험을 보는 체제다. 선택과목에 따른 점수 유불리가 나타나는 현행 수능과 비교해 더 공정하고 간소화된 수능이 될 예정이다.”

-그럼 지금 수능보다는 어려워지나, 쉬워지나.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 내에서 적정한 변별력을 갖춰 출제한다는 수능의 기본 원칙은 변함 없이 지켜진다. 국·수·영은 선택과목이 없어지지만 총 8과목으로 평가한다는 점은 변화가 없고, 사회·과학은 현행 수능과 출제되는 과목과 특성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모든 학생들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치르게 되면 사교육 부담이 늘지 않을까.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이미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2018년부터 모든 고등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사회·과학 전반의 주요 내용을 다루는 과목이기 때문에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는 사교육보다는 공교육 중심의 준비가 더 효과적이다.”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에는 어떤 문제가 출제되나.

“암기가 아닌 융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출제하고자 한다. 연구를 거쳐 내년 하반기 중 예시문항을 공개하겠다.”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에서는 경제·정치·물리학·화학 등을 배우기 어렵지 않나.

“핵심 내용을 전체적으로 아우르기 때문에 오히려 중요한 기본 개념을 빠짐 없이 배울 수 있다. 더 심화된 내용은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교 수업에서도 배울 수 있다.”

-‘심화수학’ 과목 신설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있던데.

“심화수학은 이공계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미적분Ⅱ와 기하 과목을 출제하고자 한다. 하지만 필수 선택은 아니다. 도입되더라도 절대평가로 실시하기 때문에 사교육 유발 가능성도 적다고 본다. 심화수학 도입 여부는 국가교육위원회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고교 내신 평가방식을 5등급 상대평가제로 바꾸는 이유는.

“당초 예고된대로 고1만 9등급 상대평가를 실시하고 2·3학년은 절대평가를 적용할 경우 고1 내신은 과열 경쟁, 고2·3 내신은 성적 부풀리기 문제가 이중으로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학생 수의 급격한 감소로 현행 9등급제에서 1등급(4%)이 나오지 않는 소규모 학교의 문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고교 전 학년 ‘A~E’ 등급 절대평가와 함께 안전장치로 1~5등급 상대평가를 함께 기재하기로 결정했다.”

-5등급제 내신은 변별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당초 예고된 ‘고1 9등급 상대평가, 고2·3 절대평가’ 방식보다는 대입 변별력이 훨씬 강화된다. 고교 3년 간 배우는 과목 수가 총 50여개인 점을 고려하면 대입 변별력은 충분하다.”

-고교학점제와 상대평가는 엇박자 아닌가.

“진로와 적성에 따른 과목 이수가 대입으로 연계되려면 학점제 내신 성적을 대학이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평가 병기는 이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현장 의견을 들으며 계속 보완해나가겠다.”

-3년 간 내신을 상대평가하면 사교육이 늘지 않을까.

“고1만 9등급제를 실시하는 당초 계획이 유지됐다면 고1 내신을 잘 받기 위한 사교육이 심각했겠지만, 고교 전 학년 5등급제로 전체적인 부담을 분산했기 때문에 사교육 과잉이 예방될 수 있다고 본다. 논·서술형 평가, 절대평가 강화를 통해 암기·반복훈련 위주의 문제풀이식 사교육을 경감해 나가겠다.”

-공정한 논·서술형 내신 평가가 가능할까.

“논·서술형 평가 확대는 불필요한 사교육을 유발하는 5지선다형 평가를 지양하고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위주로 학생의 성취수준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한 취지다. 논·서술형 평가의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교사 연수, 국가수준 평가기준 마련 등 현장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

-수능에는 논·서술형 문항을 내지 않나.

“고교 내신에서도 논·서술형 문항이 익숙지 않은 상황에서 수능 논·서술형 출제는 사교육 증가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학교에서 논·서술형 평가가 보편적으로 잘 운영된다면, 향후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내신의 변화가 대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큰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절대평가 뿐만 아니라 상대평가 성적도 병기하기 때문에 학생부 교과전형 등 내신 성적 위주로 평가하는 대입전형도 지금처럼 운영될 수 있다. 절대평가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 절대평가 성적만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내신은 5등급제로 바뀌는데 수능은 9등급제가 유지되는 이유는.

“학교마다 다른 내신과 달리 수능은 50만여명이 치르는 대규모 국가시험이다. 수능 등급 체제가 개편되면 수시 최저학력기준 등 변화의 폭이 커져 수험생과 학부모 혼란이 커질 수 있다. 안정을 위해 수능은 9등급제를 유지한다.”

-이권 카르텔을 근절하기 위해 수능 출제위원을 무작위로 추첨하면, 역량 있는 출제위원이 제외될 수도 있지 않나.

“이미 실력과 경력이 검증된 위원풀 안에서만 수능 출제위원이 선정되기 때문에 문제의 질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에 발표한 대입개편 시안은 언제 확정되나.

“국가교육위원회 중심으로 의견 수렴을 거치고, 내달 중 대국민 공청회도 거친 뒤 올해 안에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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