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뇌물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현금 3000만 원을 정 전 실장에게 건넨 과정을 직접 재연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돈을 건넬 당시 입었다는 외투를 직접 입고 당시 상황을 재연하며 “(외투) 안주머니에 돈이 들어가니까 팽팽한 느낌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5만 원권 현금 3000만 원을 유 전 직무대리 앞에 놓았다. 재판부가 “그건 왜 거기다가 갖다 놓으시냐”고 묻자 변호인은 “기억이 떠오르시라고요”라고 답했다.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유 전 직무대리가 법정에서 직접 재연해보라는 취지였다. 이어 유 전 직무대리가 2020년 10월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받아 정 전 실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3000만 원이 어떤 모양이었는지 등을 물었다.
이에 유 전 직무대리는 “정민용 씨에게 500만 원짜리 (여섯) 묶음이 담긴 쇼핑백을 받았다. 고무줄로 (돈을 나눠) 묶어서, (세 개의) 봉투에 넣어 정진상씨에게 건넸다”며 돈다발을 봉투 3개에 나눠 담았다. 이어 금품 전달 당시 착용했다는 검은색 양털 코트를 입고 양쪽 안주머니에 1000만 원씩 넣은 뒤 “단추를 채운 기억이 있다”며 단추를 잠갔다. 나머지 1000만 원은 바깥 주머니에 넣으며 “코트 안주머니에 돈이 들어가니까 팽팽한 느낌이 들었다”며 “돈 때문에라도 짐을 간소화 하려고 (소지품을) 사무실에 두고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경기)도청의 정진상 사무실 출입구 왼쪽에 책상이 있었는데 책상 옆에 캐비닛이 있었다”며 외투에서 봉투를 꺼내 증인석 우측 서랍에 넣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재연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증거 조사에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전 실장 측은 유 전 직무대리의 외투가 두껍다면서 “돈 준 시기가 10월인데 지금이 딱 그때다. 양털코트와 같은 두툼한 것을 입는 시기가 아니라 더워 보인다”고 유 전 직무대리의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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