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학년도 대입개편안]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 발표
2027년 수능부터 선택과목 폐지… 고교 내신은 5등급제로 변경
정부, 공청회 거쳐 연내 확정 방침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대학에 가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 영역 모두 선택과목이 사라진다. 의대에 지원하든, 국어국문학과에 가든 모든 수험생이 똑같은 문제지를 풀게 된다는 뜻이다. 사탐과 과탐은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모두 응시해야 한다. 고교 내신은 현재의 9등급 상대평가가 5등급으로 바뀐다.
교육부는 10일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이번 시안은 2025년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에 따라 바뀌는 내신, 수능 체제를 담았다. 문재인 정부가 2021년 발표한 고교학점제는 고교생도 대학생처럼 학생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는 제도다. 이번 시안은 2018년 발표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이후 5년 만이다.
2027년 11월 시행될 수능부터 모든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현재 수능 수학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과학탐구는 물리학 Ⅰ·Ⅱ 등의 선택과목이 있는데 2028학년도부터는 공통과목만 남는다. 그간 과목 선택에 따라 점수 유불리가 발생하는 문제와 융합형 인재 양성 목표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다만 교육부는 수학 출제 범위가 줄어드는 점을 고려해 현재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미적분Ⅱ와 기하를 수능 ‘심화수학’ 영역으로 신설해 절대평가로 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고교 내신은 고 1∼3학년 모두 ‘절대평가(A∼E 성취평가)를 병기하는 5등급 상대평가’를 도입한다. 2005년 이후 유지된 지금의 9등급 상대평가가 5등급으로 바뀌면 4%인 내신 1등급 비율이 10%로 늘어난다. 교육부는 “앞선 문재인 정부에서 1학년은 현재와 같은 9등급 상대평가를, 2∼3학년은 절대평가를 하기로 계획했지만 고1 내신 경쟁 과열 우려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의 이상과 입시 현실이 균형을 이루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생들이 (상대평가에 따라) 성적 취득에 유리한 과목만 수강하면 고교학점제는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동시에 만족하는 문제를 출제해야 하는 부담과 평가에 대한 민원을 교사들이 떠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다음 달 20일 대국민 공청회를 진행하고 국가교육위원회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내로 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現 중2부터 수능서 국-수-사탐-과탐 모두 응시… 내신은 9 → 5등급
문-이과 구분하는 선택과목 사라져 모든 수험생이 같은 문제 풀게 돼 고교내신 절대-상대평가 병기 수능 변별력 위한 미적분Ⅱ 등 검토
10일 발표된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안의 핵심은 수능을 공통과목 중심으로 간소화해 모든 수험생이 ‘같은 시험 문제’를 풀게 한다는 것이다. 2025학년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리려면 내신 상대평가를 폐지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그 대신 현재의 9등급제를 5등급제로 완화했다. “입시와 성적 부담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정말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수강하도록 만든다”는 제도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대입의 공정성을 살리고, 동시에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 세세한 문·이과 선택과목 없어진다
1994학년도 첫 수능은 언어, 수리·탐구, 외국어의 3개 공통 영역 체제였다. 이듬해부터 약 30년간 문·이과 계열별로 다른 문제가 출제됐다. 2005학년도 수능에서는 학생의 진로와 흥미, 다양성을 중시한다는 기조에서 세부 과목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는 선택 과목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는 문제로 이어졌다.
현재 수능 국어는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등 두 가지 선택과목이 있다. 언어와 매체가 고난도 과목이고 고득점에 유리하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 학과를 목표로 한 학생들이 주로 선택한다. 수학도 ‘확률과 통계’ ‘미분과 적분’ ‘기하’ 등 총 세 가지 선택과목이 있는데, 미적분과 기하가 어려운 과목이면서 동시에 고득점에 유리한 과목이다. 의대를 포함한 자연계열 지망생은 대부분 이를 선택한다.
2028학년도 수능에서는 제2외국어를 제외한 모든 선택과목이 사라진다. 그 대신 새 교육과정에 따라 수학은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를 공통으로 치른다. 다만 교육부는 변별력 상실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을 신설해서 원하는 학생들만 응시하는 선택과목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과도한 사교육 유발 등 학습 부담을 우려해 영어처럼 ‘9등급 절대평가’로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수학 난도가 낮아지면 수험생 학력이 저하되고 학생 선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대학의 요구를 반영한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지금의 세세한 선택과목이 모두 사라진다. 현재 수능 탐구 영역은 사회 9과목, 과학 8과목 등 총 17개 과목이 있고 최대 2과목을 선택해서 치른다. 2028학년도부터는 주로 고1 과정에서 배우는 ‘통합사회’ ‘통합과학’만 남는다. 예를 들어 통합과학은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이 모두 합쳐지는 형태다. 고교 문과 계열도 통합과학을, 이과 계열도 통합사회를 공부해서 치러야 한다. 점수 따기에 유리한 과목 위주로 좁게 공부하지 말고 문·이과를 아우르는 융합적 사고력을 키우라는 취지다. 교육부는 “교육 과정을 잘 반영하면서 변별력을 갖출 수 있는 통합사회, 통합과학 예시 문항 유형을 내년 하반기(7∼12월)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 상대평가 유지하면서 내신 경쟁 완화 ‘절충안’
고교 내신 상대평가는 현행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뀐다. 모든 학년, 모든 과목에 A∼E등급 절대평가(성취평가)를 도입하고 1∼5등급 상대평가를 학교생활기록부에 함께 표기한다. 현재는 내신 1등급이 상위 4%까지다. 개편안에 따르면 10%까지 확대된다. 이는 현재의 1·2등급 누적 비율(11%)과 비슷하다.
2005년부터 유지돼 온 9등급제를 개편하는 것은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이 크다. 한 학급이 40∼50명이던 시기의 등급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고교 진학 시 내신 등급 받기에 유리한 큰 학교로 쏠리는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김동춘 대전이문고 교장은 “고교학점제에서 절대평가만 도입하면 내신 부풀리기 우려가 컸지만, 상대평가를 병행해 절충안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내신에선 논술형·서술형 평가가 확대된다. 교육부는 논·서술형 문항만으로도 내신 평가가 가능하도록 내년에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을 개정할 계획이다. 그동안 수능에서도 논·서술형 문항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이번 개편안에서는 빠졌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논·서술형 평가를 위해선) 평가 역량이 갖춰져야 하고, 새로운 유형 도입 시 사교육 유발 효과가 크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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