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영어유치원’인 유아 대상 영어학원 원아들은 매일 중학교 1학년 수업시간과 같은 수준으로 학원 수업을 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레벨테스트를 통해 원아를 선발하는 영어학원도 전국 144곳에 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분석한 결과, 서울시 내 반일제 이상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일평균 교습시간은 4시간57분이었다.
이는 초등학교 1·2학년 수업시간(5교시·3시간20분)보다 1시간37분 길고 중학교 1학년 수업시간(6.5교시·4시57분)과 같은 수준이다.
한 영어학원의 일평균 교습시간은 9시간36분에 달했다. 하루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영어유치원에서 보내는 셈이다. 해당 영어학원은 월 평균 학원비 상위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의원은 “누리과정도 하루 4~5시간으로 운영되나 대부분 아동중심 놀이·활동 위주”라며 “그러나 유아대상 영어학원에서는 영어로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등 유아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장시간 학습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17.0%에 해당하는 144곳은 ‘4세 고시’라고도 불리는 사전 레벨테스트로 원아를 선발하고 있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유명 영어학원에 입학하기 위해 개인과외를 받거나 시험 족보를 사고 파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의원은 “이는 아동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인 국가의 참상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유아 대상 학원에 관한 관리 감독 규정 정비와 영유아 발달권 보장을 위한 4법(유아교육법·학원법·평생교육법·영유아보육법) 개정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서울시 반일제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전년보다 18곳 늘어난 329개로 집계됐다. 강남·서초, 강동·송파, 강서·양천 지역에 제일 많은 180곳(54.7%)이 집중돼있었다.
서울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월 평균 학원비는 118만8000원으로 1년 사이 5.5% 올랐다. 연 단위로 환산하면 1427만원으로 4년제 대학의 연평균 등록금(675만원)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전국 평균은 174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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