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캣 수확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한 부모님을 대신해 판매에 나선 20대 여대생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따뜻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안녕하세요. 샤인머스캣 하시는 부모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 씨는 광주에서 샤인머스캣을 재배하는 부모님이 약 2주 전 갑작스레 교통사고를 당했다며 자신과 동생, 삼촌, 고모 등이 함께 열심히 농장에서 일하는 중이라고 운을 뗐다.
강원도에서 대학에 다니는 20대 딸인 A 씨는 부모님이 정성 들여 재배한 샤인머스캣의 수확 시기를 놓치는 것이 우려돼 글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샤인머스캣 판매 장소를 기재하며 원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니 도와달라는 내용으로 글을 마쳤다.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린 친구가 기특하다” “광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방문해야 한다” “직장과 가까우니 꼭 들리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 씨를 칭찬했다.
거리가 멀어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이들은 “공동 구매를 하자” “택배 판매를 하면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전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쇄도했고, A 씨가 해당 글을 게시한 지 만 하루가 지났을 무렵 샤인머스캣은 거의 다 팔렸다고 한다.
A 씨는 재차 글을 올려 “많은 관심 주셔서 감사드린다. 정말 많은 손님이 농장에 다녀갔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이곳 광주 하우스는 아버지의 고향으로, 친할아버지 때부터 농사를 해온 소중한 곳”이라며 “부모님은 추석 전 출하한 상품을 납품하던 중 교통사고가 크게 나 병원에 입원하게 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당시엔 경황이 없어 상품에 대해 전혀 생각할 수 없었으나 다행히 두 분 다 조금씩 호전되고 계셔서 동생과 함께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A 씨는 “부모님이 1년 내내 애지중지 키운 상품이 버려지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부모님도 정말 고마워하신다. 여러분이 도와주신 덕분에 저도 주말에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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