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피해 줄행랑…500m 추격해 음주 운전자 붙잡은 고등학생들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10월 20일 09시 40분


고등학생들의 도움으로 붙잡힌 음주운전자. 채널A
고등학생들의 도움으로 붙잡힌 음주운전자. 채널A
경찰의 음주 단속을 피해 도주하던 음주운전자가 인근을 지나던 고등학생들의 추격으로 붙잡혔다.

20일 강원 춘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9시경 춘천시 효자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 단속 중이던 경찰들은 단속을 피해 인근 카페 골목길로 우회하는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은 곧장 순찰차로 추격했다. 운전자 A 씨(47)는 경찰의 정지명령에도 불응한 채 계속 차를 몰아 도망쳤다. A 씨는 폭이 좁은 길을 만나자 차를 세워두고 냅다 뛰어 줄행랑쳤다.

경찰의 음주 단속을 피해 편의점 안으로 들어오더니 맞은편 출입문으로 달아나는 음주운전자. 채널A
경찰의 음주 단속을 피해 편의점 안으로 들어오더니 맞은편 출입문으로 달아나는 음주운전자. 채널A
A 씨는 아파트와 편의점 등을 드나들며 도주했다. 당시 A 씨를 쫓던 최성룡 춘천경찰서 경위는 “(많은) 장비들을 착용해서 무게 탓에 뛰는 게 힘든 부분도 있다. 사고 위험성 탓에 (차량으로) 적극적으로 쫓지 못하는 상황도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때마침 현장을 지나던 고등학생 4명은 “정지하라”는 경찰의 외침을 무시하며 뛰어가는 A 씨를 보고 추격전에 가세했다.

음주운전자를 뒤쫓는 경찰과 고등학생. 채널A
음주운전자를 뒤쫓는 경찰과 고등학생. 채널A
500m가량 추격전을 벌인 끝에 인도와 도로 사이 펜스를 넘어 달아나던 A 씨를 경찰과 고등학생들이 함께 제지해 붙잡았다.

A 씨의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0.03~0.08%)에 해당하는 0.062%였다.

A 씨 검거에 도움을 준 고등학생들은 각각 성수고등학교, 춘천고등학교,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등에 재학 중이며 서로 친구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운전자를 추격해 검거에 도움을 준 춘천고등학교 1학년 김효준 군. 채널A
음주운전자를 추격해 검거에 도움을 준 춘천고등학교 1학년 김효준 군. 채널A
춘천고 1학년 김효준 군은 “경찰분이 ‘멈춰’ 하면서 따라가시길래 도움이 되고자 저희도 뛰었다. 당연하게 도와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춘천경찰서는 해당 고등학교들을 방문해 학생 4명에게 표창장을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의 도움으로 음주운전자를 검거했다”며 “최근 각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표창장과 감사의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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