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신뢰 주던 동료”…경찰견 럭키 죽음에 특공대원 눈물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10월 20일 14시 10분


럭키의 임종을 지키는 대전경찰특공대원 모습. 대전경찰청 제공
럭키의 임종을 지키는 대전경찰특공대원 모습. 대전경찰청 제공
폭발물 탐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경찰견 ‘럭키’가 지난달 숨을 거뒀다. 럭키의 핸들러였던 대전경찰특공대 이상규 경사는 20일 “언제나 제가 준 것 이상으로 거의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되돌려주는 동반자였다”고 럭키를 회상했다.

마리노이즈 견종인 럭키는 2015년 4월 태어나 대전경찰특공대에서 폭발물 탐지견으로 활약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주요 행사와 폭발물 신고 출동, 실종자 수색 등 200회 이상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에이스로 불렸다.

2017년 관세청장배 전국 폭발물탐지견 경진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고, 매년 경찰특공대 전술 평가대회에서 폭발물 탐지 및 수색견 운영 부문 3위 안에 들었다.

우수한 기량을 뽐내던 럭키는 지난 6월 원인 미상의 종괴가 생긴 후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급성 혈액암 전신 전이 진단을 받았다.

약물·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고 배변도 못 보는 상태가 됐다. 피부욕창과 내출혈까지 생기는 등 상태는 더욱 악화했다.

럭키를 치료하던 수의사는 “더는 손쓸 방법이 없다. 럭키에게 고통만 남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안락사가 결정됐다. 지난달 22일 특공대원들은 눈물을 쏟으며 럭키의 임종을 지켰다.

사흘 뒤인 지난달 25일 특공대원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럭키의 안장식이 엄수됐다. 태극기로 감싼 럭키 유해는 특공대원들의 경례를 받으며 특공대 사무실 앞에 묻혔다.

럭키와 6년간 손발을 맞췄던 이 경사는 “(럭키는) 워낙 쾌활하고 체력도 좋아서 사실 사고도 많이 치는 개구쟁이였다”며 “다른 개들과도 안 싸우고 대원들과 유대가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임무에 지칠 만도 했지만 항상 옆에서 힘이 되는 동료였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고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럭키의 사연과 안장식 영상은 경찰 내부망에 공개됐다. 동료 경찰들은 “국가를 위해 헌신해 줘서 고맙다” “하늘에서는 아프지 마. 고생했어” 등 럭키의 영면을 기원하는 추모 글을 남겼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