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 “쌓아둔 물량 다 못 팔까봐 불안”
“걱정되지만 당장은 별 타격 없다” 반응도
시민들 “김치 파동 떠올라…中 맥주 불매”
인기 맥주 브랜드인 ‘칭따오’의 중국 현지 생산공장 작업자가 원료에 소변을 보는 영상으로 이른바 ‘소변 맥주 파동’이 일면서 이 맥주를 취급하는 국내 음식점과 소비자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칭따오 맥주 국내 수입사인 비어케이는 문제가 된 공장은 내수용 맥주만 생산하고 있어 국내 유통 중인 제품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앞으로 칭따오를 사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까지 나오며 상인들의 시름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23일 뉴시스가 돌아본 서울 광진구와 영등포구의 중식당과 양꼬치집, 마라탕집 등 칭따오 맥주를 납품받는 가게 상인들은 일제히 한숨을 내쉬었다.
광진구에서 양꼬치집을 운영하는 A씨는 가게 내부에 쌓여있는 칭따오 박스를 가리키며 “예전 중국산 김치파동때도 비슷한 일이 있지 않았나”라며 “한 주에 (칭따오 맥주를) 보통 12박스씩은 팔았는데 이걸 다 못 팔까봐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인근 양꼬치집 사장 B씨 역시 “위생 문제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보니 걱정된다”면서도 “이걸 버릴 수도 없다”고 말끝을 흐렸다.
다만 아직까지 체감되는 매출 타격은 없다는 의견도 더러 존재했다.
영등포구에 있는 양꼬치집 사장 C씨는 “걱정은 되는데 당장은 (타격을) 못 느끼겠다”고 했다. 근처에서 마라탕집을 운영하는 D씨 역시 “주로 식사를 팔아서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 당장은 별걱정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산 알몸 김치 파동’에 이어 이번 논란까지 터지자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한층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에서 일하는 20대 직장인 박모씨는 “예전 중국 김치공장에서 작업자가 발가벗고 있는 사진을 봤을때도 불쾌했는데 이번이 더하다”며 “이래서야 중국산 음식이나 농수산물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을까. 칭따오 맥주는 물론이고 중국산 음식은 당분간 찾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회사원 한모(30)씨 역시 “(3공장에서 생산된 칭따오 맥주가) 우리나라에 수출되는 게 아니라고 해도 공장 관리가 안 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 뭘 믿고 마시냐”며 “앞으로 칭따오뿐만 아니라 중국 맥주를 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광진구의 한 부동산중개소에서 일하는 손모(56)씨는 “어제도 맥주 시킬 일이 있었는데 칭따오가 아닌 국산 맥주를 시켰다”며 “음식 위생은 건강에 직결되는 것이다 보니 앞으로도 칭따오 맥주를 시킬 일이 있으면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산둥성 핑두시 칭따오 제3공장에서 작업복과 헬멧을 착용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 장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국내 수입되는 칭따오도 위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냔 목소리가 커지자 수입사 비어케이는 지난 21일 “칭따오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분리해 별도의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으며, 영상 속 제3공장은 내수용(중국용) 맥주만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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