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3천보 전후·2시간 걷기 추가이득 거의 없어"
"하루 30분 이상 주 3~5회하면 질병 수치 호전"
걷기는 비만, 뇌졸중, 심근경색 등 각종 질환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하루 1만보를 걸어야 건강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7000~8000보 정도면 충분하다.
24일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면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을 낮추고,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각종 대사성 질환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유방암, 대장암, 폐암 등 각종 암의 발생을 줄이고,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해 알츠하이머병 같은 치매 위험도 낮출 수 있다. 우울·불안과 같은 정신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유산소 운동이란 우리 몸의 큰 근육을 반복적으로 움직여 심장 박동수가 평소보다 상당히 빨라지고 숨 쉬는 것도 더 힘들어지는 신체활동을 말한다. 빨리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대표적이다. 중요한 연구들을 종합하면 하루 1만보가 아니더라도 평소보다 1000~2000보만 더 걸어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박진호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는 “성인이 하루 30분 정도 걸으면 걸음 수로는 3000~4000보가 된다”면서 “7000~8000보 정도만 걸어도 충분한 건강상 이득을 얻는다”고 말했다.
걷기로 얻을 수 있는 건강상 이득은 1만보 이상까지 지속되지만, 1만3000보 전후에서는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매우 적거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교수는 “걷는 시간도 하루 1시간 이상 많아지면 투자한 시간에 비해 건강상 이득이 적어져 하루 2시간 운동은 이득이 거의 없다”고 했다.
빨리 걷기를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5회 정도 하면 질병 관련 수치들이 좋아진다. 고혈압 환자는 수축기 혈압이 평균 5~9mmHg정도 떨어진다. 원래 혈압이 더 높았던 사람은 수치가 더 떨어진다. 당뇨병이 있다면 당뇨병 진단 핵심 지표인 당화혈색소(적혈구 내 혈색소(헤모글로빈)의 일부가 혈중 포도당과 결합한 상태)가 평균 0.7 정도 떨어지고, 원래 당이 많이 높았던 경우 더 떨어진다.
다만 각종 질병 관련 수치가 떨어지는 정도는 운동량과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운동에 따른 체중감량과는 상관없다.
하루에 30분 이상 시간이 나지 않거나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하루에 여러 번 나눠서 하면 된다. 하루 한 번 30분간 운동을 하는 것과 하루 여러번 나눠서 30분간 운동을 하는 것은 운동 효과에 차이가 없다고 한다.
박 교수는 “하루 중간중간 잠시 짬을 내 운동을 하되, 중등도로는 하루 30분, 고강도로는 하루 15분을 넘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면서 산토끼 노래 정도를 부르는 데 큰 어려움이 없으면 중등도 강도이고, 몇 단어만 얘기해도 힘들어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거나 산토끼 1절 중간까지도 부르기 힘들면 고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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