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리비아 대수로 공사로 동아그룹을 한때 국내 재계 10위로 키웠던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이 2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고 최준문 전 동아건설 창업주 장남으로 대전에서 출생한 고인은 한양대 경제학과, 미국 조지타운대를 졸업했으며, 1968년 동아건설 대표(사장)로 취임하며 경영을 시작했다. 이후 대한통운 대표, 대전문화방송 사장, 동아생명 회장 등을 지냈고, 1978년 동아그룹 회장에 올라 21년간 회장을 지냈다.
동아그룹 회장 재직 시 수주한 리비아 대수로 공사는 단일 토목 공사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기네스북에 등재됐고, 고인도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수십 차례 만나면서 국가 원수급 대우를 받은 이야기가 유명하다.
하지만 동아건설이 지은 성수대교가 1994년 붕괴하고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사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동아그룹은 재계 순위 10위(1997년 기준)까지 올랐고 동아건설과 대한통운 등 계열사 22곳을 거느렸지만, 1998년 결국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동아건설은 1997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고 결국 2001년 파산선고를 받았다.
고인은 1985년부터 학교 법인 공산학원의 이사장직을 맡아왔다. 동아방송예대, 동아마이스터고 등이 이 학원 소속이다. 또 대한탁구협회 회장(1979~1995년), 대한건설협회 제20대 회장, 한국메세나협회 초대 회장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당대 유명 연예인과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기도 했다. 배우 김혜정, 가수 배인순과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으며 마지막으로 1999년 27세 연하의 장은영 전 아나운서와 결혼했으나 2010년 헤어졌다. 개인사는 굴곡이 있었지만 문화 체육 분야 발전에 기여했다. 1981년부터 대한체육회 이사 및 대한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1988년 서울 올림픽 유치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이 밖에도 요르단왕국독립훈장(1977년), 금탑산업훈장(1981년) 등을 받았다. 부친의 유지에 따라 예술인 지원사업을 펼쳤던 그는 1993년에는 첼로 신동 장한나 씨에게 6억원 상당의 과다니니 첼로를 구입해 선물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우진, 고 은혁, 용혁(동아방송예대 총장), 재혁 씨, 딸 선희, 유정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8일 오전. 02-30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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