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인 시세조종으로 약 900억원을 편취하고 판매대금 270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된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7)씨와 동생 이희문(35)씨의 재산 270여억원이 동결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은 최근 이씨 형제들의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추징보전을 청구해 지난 24일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아 집행했다.
대상은 이씨 형제들이 차명 법인 또는 개인 명의로 소유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건물, 제주도와 경기도 소재 레지던스와 토지 등 5개의 부동산과 강원도 소재 골프장 회원권 1개 등으로 합계 270여억원 상당이다.
추징보전이란 피고인이 범죄행위로 얻은 것으로 조사된 재산을 수사·재판 도중 임의로 처분할 수 없도록 법원 확정 판결까지 묶어두는 조치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3월~2022년 9월 피카코인 등 세 종류의 코인을 발행한 후 유튜브 방송 등으로 홍보해 투자자들을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시세 조종을 통해 코인을 매도하는 수법으로 코인마다 각각 217억원, 341억원, 339억원 등 총 897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혐의(사기)를 받는다.
또 2021년 2월9일~4월19일 코인 판매대금으로 받은 비트코인 약 412.12개(당시 원화가치 270억원 상당)을 해외 거래소의 차명 계정으로 이체해 임의로 유용한 혐의(배임)도 받는다. 빼돌린 돈은 청담동 소재 고급 부동산 매수자금 등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사건을 접수해 약 1년 간의 수사 끝에 지난달 15일 이씨 형제와 직원을 구속했다. 이후 지난 4일 이씨 형제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는 가상자산 악용 범죄를 엄단하고, 범죄로 취득한 수익을 철저히 환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희진씨는 2013년부터 여러 방송에 출연해 주식 투자로 큰 수익을 냈다며 고가의 부동산과 차를 자랑해 ‘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졌다. 그는 2016년 주식 사기로 구치소에 수감된 후에도 자금력과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해 2019년 코인 발행업체를 차명으로 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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