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9.6ℓ 등 181회 걸쳐 투약
부친·누나 주민번호로 수면제 처방도
마약류를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이 대마를 피우는 모습을 지인에게 들키자 그를 ‘공범’으로 만들기 위해 “너도 이제 할 때 되지 않았냐”며 마약을 직접적으로 권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2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이 입수한 유아인의 공소장에 따르면 유아인은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숙소에서 유튜버 A 씨를 비롯한 일행들과 함께 대마를 흡연했다.
당시 먼저 대마초를 피우고 있던 유아인은 브이로그를 찍으러 나온 A 씨에게 흡연 현장을 들키자 “내가 왜 유튜버 때문에 자유시간을 방해 받아야 하느냐”며 신경질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아인은 이내 A 씨에게 “너도 한번 이제 해볼 때가 되지 않았냐”며 대마 흡연을 권유했다. A 씨가 거부하는데도 재차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 씨가 대마초를 피우는 시늉만 하자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깊이 들이마시라”며 흡연 방식을 알려주기도 했다.
유아인은 또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181회에 걸쳐 서울 지역 병원에서 프로포폴 9.6ℓ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프로포폴 외에도 의료용 마약류인 레미마졸람, 미다졸람, 케타민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4회에 걸쳐 타인 명의로 수면제 1100여 정을 불법 처방 받아 사들인 혐의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유아인은 아버지와 누나의 주민등록번호까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달 19일 유아인을 프로포폴 상습 투약, 타인 명의 수면제 불법 처방 매수, 대마 수수 및 대마 흡연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아인의 첫 공판 기일은 이달 14일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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