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한의대 정원 일부, 의대로 전환을”… 의대 증원 논의속 정부에 ‘윈윈 전략’ 제안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3일 03시 00분


지방 한의대, 의대 전환도 제시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의대 정원 확대 규모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가 한의대 정원 일부를 의대 정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홍주의 한의협 회장은 1일 보건복지부 주재로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지방 소재 한의대 중 희망하는 곳을 의대로 전환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한의대 입학 인원은 정원 외 입학까지 합해 연 800명 선인데, 이 중 일부를 삭감하고 그만큼 ‘3058명’인 의대 정원에 더하자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 한의대가 있는 대학은 총 12개다. 이 중 경희대와 가천대를 제외한 10곳이 비수도권에 있다.

홍 회장은 이날 의대와 한의대가 둘 다 있는 의대에서 한의대 정원 일부를 의대 정원으로 넘기는 방안도 제시했다. 의대와 한의대를 모두 운영하는 대학은 경희대 부산대 원광대 동국대 등 4곳이다. 이들 한의대의 정원을 ‘최소 인원’인 40명만 남기고 의대로 넘길 경우 의대 정원은 160명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의료계에선 이에 대해 의사와 한의사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한의계에선 신규 한의사 배출을 줄이는 것이 희소식이다. 최근 한방의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며 이미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으로 지급된 진료비 중 한방 의료의 비중은 3.1%였다. 2014년 4.2%에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의사들 입장에서도 의대 정원 확대 자체를 막을 수 없다면 경쟁 관계에 있는 한의사 수 감축과 동시에 진행하는 게 그나마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한의사협회 고위 관계자는 “의-한 일원화를 원하고 있는 정부 차원에서도 이 방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정원 확대에 대한 수요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다음 주 후반에 이 조사가 끝나면 의료계와 환자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보정심 산하 의사인력 전문위원회 논의 등을 거쳐 의대 증원 폭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의대 정원 확대#한의대#의대 전환#윈윈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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