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TS, 백신·치료제 없어 치명률 20%…10명 중 7명 원인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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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3일 1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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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과 아이들이 한 공원에서 야외활동을 즐기고 있다. 2023.5.2/뉴스1
시민들과 아이들이 한 공원에서 야외활동을 즐기고 있다. 2023.5.2/뉴스1
‘살인 진드기’에 물려도 약 73%가 진드기에 물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살인 진드기’에 물려 걸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백신도, 치료제도 없어 20%에 육박하는 치명률을 보이는 악명높은 감염병이다. 죽음에 이르게 하는 감염병에 걸려서도 대다수가 왜 아픈지 원인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8일까지 SFTS에 걸린 환자는 18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 사망자는 37명으로, 치명률이 19.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SFTS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된다. 이 진드기에 물리면 발열, 피로감, 소화기계 증상, 근육통, 두통, 신경계 증상 등을 보이는데, 물린 후 5~14일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텃밭 작업이나 나들이 같은 일회성 야외활동을 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SFTS에 걸린 환자 중 역학조사가 완료된 18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텃밭작업이 63건(29.4%), 일회성 야외활동이 53건(24.8%)으로 집계됐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유발하는 작은소참진드기. /뉴스1DB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유발하는 작은소참진드기. /뉴스1DB
실제로 지난달 19일 SFTS로 사망한 60대 남성의 겨우, 평소와 같이 농작업을 한 후 발열 및 근육통 등의 증상이 생겨 3일 뒤 병원에 입원해 입원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입원 3일 뒤 SFTS 양성 판정을 받고 병이 빠르게 악화해 이틀 뒤 사망했다.

지난 7월 제주에서도 40대 여성 A씨가 SFTS 양성 판정을 받고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A씨는 역학조사에서 “특별한 외부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양성판정을 받기 나흘 전 길고양이와 접촉한 적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같은 달 6일 양성 판정을 받고, 12일 숨졌다.

문제는 이렇게 빠르게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감염병인 SFTS를 유발하는 진드기에 물려도 진드기에 물린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역학조사한 183명 중 진드기에 물린 사실조차 알지 못한 환자가 72.7%(13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드기 교상을 인지한 환자는 27.3%(50명)로, 그중 진드기에 물린 부위가 다리·발인 경우가 42.4%로 가장 많았다. 얼굴·목이 11.9%로 그 뒤를 이었고 등, 복부, 어깨·팔·손이 각각 8.5%로 나타났다.

SFTS뿐만이 아니다. 쯔쯔가무시균을 옮기는 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쯔쯔가무시증’도 비상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쯔쯔가무시증 주요 매개체인 털진드기의 트랩지수가 지난달 27일 기준 0.91로 평년 동기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털진드기 트랩지수는 털진드기를 채집한 수를 사용한 트랩수로 나눈 값을 말한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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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쯔가무시균을 보유한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리면 물린 자리에 가피(검은 딱지)가 생기는 특징을 보인다. 털진드기에 물린 후 10일 이내에 발열, 근육통, 반점상 발진, 림프절종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이 털진드기는 주요 활동 시기가 9~12월인데, 11월 초에 가장 많이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11월 초 이후 1~3주가 지나면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수칙을 반드시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SFTS는 치료제도 없어 발병 후 급성으로 악화해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쯔쯔가무시증도 감염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 치료 시 비교적 쉽게 회복되지만, 진드기에 물린 사실을 알지 못하고 감기 몸살로 착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증상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진드기·설치류 매개 감염병 환자는 주로 농작업이나 야외 활동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며 “야외활동 시 긴 소매, 긴 바지 등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귀가 후에는 바로 옷을 세탁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샤워하면서 진드기에 물렸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의심 증상이 있다면 24시간 운영되는 1339 질병청 콜센터로 신고해 행동 요령을 안내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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