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를 키우는 집이 필독서인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 하정훈 박사가 우리나라 산후조리원 시스템(체계)이 모자간 유착관계 형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아과 전문의인 하 박사는 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외국과 우리나라 산후조리에 대한 생각 자체가 다르다고 했다.
즉 “다른 나라 사람들은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기본방침으로 하지만 우리는 쉬는 걸 기본방침으로 한다”는 것.
하 박사는 “쉬지 않으면 큰일날 것같은 사회적 분위기, 가스라이팅을 해 그런 이미지가 와 있다”며 그에 따라 “안 쉬면 진짜 큰병 난다”라며 산모가 푹 쉬지 못했을 경우 진짜 아픈 사람이 되는 예가 종종 있다고 했다.
이어 “산후조리원 시스템 자체가 엄마들한테 애를 떼어놓는 게 너무 많다”고 했다.
하 박사는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제도(산후 조리원)가 있지만 아이를 부모 옆에서 떼어놓지 않고 엄마가 24시간 아이를 돌보게 한다”며 이는 “아이 키우는 것을 도와주는 방식이다”고 했다 .
반면 “우리나라는 엄마 배 속에 있다가 세상에 나온 애를 상자에 담겨서 신생아실에 두고 있다. 아이를 데리고 가버린다”며 “이건 애한테 너무나 가혹한 것 아니냐”고 고개를 흔들었다.
하 박사는 출산 직후부터 2주가량이 “아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제일 힘든 시기로 그 2주를 엄마하고 애가 같이 있으면서 리듬이 맞으면 애 키우기가 참 쉬워진다”고 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엄마 품에서 떨어지는 그런 사태가 생긴다”고 개탄했다.
또 “엄마가 아이를 보면서 제일 즐거울 수 있는 그 시기를 빼앗아가 버려 아이들하고 즐거움을 잘 못 느끼고 애하고 리듬이 안 맞는다”며 “2주 동안은 편한데 2주가 지나면 우스갯소리로 산후조리원은 천국, 밖에 나가면 지옥이라 할 정도로 밖에 가면 힘들어지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 박사는 “엄마 품에 있어야 할 아기를 엄마 품에서 떼놓으니까 리듬이 안 맞고, 요즘 엄마들은 애 배고픈 것도 모른다”며 “(출산) 한 달 됐는데 ‘애 배고픈 게 어떤 거예요?’ 라고 물어보는 엄마들이 굉장히 많다”고 했다.
이는 모두 “처음부터 애를 24시간 (엄마가 직접 돌보는 일을) 안 했기 때문이다”며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그다음부터 계속 확대되고 그러면 갈수록 애 키우기가 더 힘들어지는 것”이라며 산모와 사회 모두 산후 조리원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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