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럽다” 병원 간 세 아이 엄마 ‘뇌사’…7명 살리고 하늘로

  • 뉴스1
  • 입력 2023년 11월 3일 11시 41분


장기기증자 조미영씨/(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장기기증자 조미영씨/(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정신을 잃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40대 중년 여성이 생전 뜻에 따라 7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에서 조미영씨(47)는 총 7명에게 자신의 심장과 폐장(좌, 우), 간장, 신장(좌, 우), 안구(좌, 우)를 기증했다.

9월 24일 어지럼증을 느껴 병원에 간 뒤,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뇌출혈로 인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상태에 빠진지 1주일 만이었다.

가족들에 따르면 조씨는 생전 기증 관련 뉴스를 접할 때마다 ‘혹시 우리가 저런 일이 생기면 고민하지 말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기증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에 조씨 남편은 9월 24일 저녁 의료진이 “오늘이라도 바로 사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측에 기증을 문의했다.

가족들은 사랑하는 엄마이자 아내가 한 줌의 재로 남겨지는 것보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고 살아 숨 쉬는 게 조씨가 바라는 일이라고 확신을 가졌다고 했다.

경남 하동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조씨는 늘 밝게 웃으며, 주변 사람들을 먼저 챙기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세 아이의 든든한 엄마이자, 남편에게는 자상하고 배려심 많은 아내였다.

아내를 떠나보내며 남편 이철호씨는 “가슴 속에서 항상 옆에 있다고 생각하며 살게. 아이들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우리 잘 지내고 있는지 지켜봐 줬으면 좋겠어. 얼마나 이쁘게 잘 키우는지.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면 신랑 고생했다는 말 듣고 싶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라고 말했다.

딸 이현주씨는 “엄마 딸이어서 행복했고, 앞으로도 잊지 않고 늘 기억하면서 살게. 엄마, 사랑하고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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