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첫 기소’ 두성산업 대표 ‘집행유예’…위헌 신청은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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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3일 11시 52분


창원지방법원 전경 ⓒ News1
창원지방법원 전경 ⓒ News1
근로자 집단 독성간염이 발생한 경남 창원 에어컨부품 제조업체 두성산업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두성산업 사건은 검찰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전국 첫 사례다.

창원지법 형사4단독(강희경 부장판사)은 3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두성산업 대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320시간을 명령했다. 두성산업 법인에는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와 두성산업은 지난해 1~2월 유해물질인 트리클로로메탄이 포함된 세척제를 사용함에도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근로자 16명에게 독성간염 증상을 일으킨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이전부터 관리대상 화학물질을 취급했음에도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는 등 안전보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작업자들이 독성화학물질에 노출돼 급성간염 상해를 입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고, 피해자들과 합의해 피해자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피해자들의 간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된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와 두성산업이 제기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은 기각됐다.

두성산업 측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제4조 1항 1호와 제6조 2항에 대해 명확성의 원칙과 과잉금지원칙, 평등원칙을 위반했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 바 있다.

재판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우리 사회의 부실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고,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보건 및 안전의무 부과로 중대재해 예방하기 위해 제정됐다”며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원칙, 평등원칙이 모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두성산업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대흥알엔티 대표 B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사회봉사 200시간도 명령됐다. 대흥알엔티 법인은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흥알엔티는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두성산업과 같은 세척제를 사용하다가 근로자 13명이 독성간염을 입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흥알엔티는 법에서 정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한 사실이 인정되면서 검찰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는 무혐의로 보고 기소하지 않았다.

두성산업과 대흥알엔티에 유해물질이 든 세척제를 판매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유성케미칼 대표 C씨에게는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법인에는 벌금 30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C씨와 유성케미칼에 대해 “유성케미칼에서 제조한 세척제로 인해 작업자들이 상해를 입게 됐고, 사람의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으로 트리클로로메탄이 미치는 영향을 잘못 해석한 점 자체로 죄책이 무겁다”며 “벌금형은 초가 전과 없고, 피해자 일부와 합의 또는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경남노동계는 이날 두성산업과 대흥알앤티 대표의 집행유예 선고에 대해 “사법부의 판결은 화학물질 중독 사고를 부추기는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국소배기장치의 미설치 및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책임을 인정하고, 중처법 및 산안법 상 의무를 명확히 확인했음에도 실형을 선고하지 않았다”며 “모든 것이 명백한 사업주에게도 솜방망이 처벌은 사업주들에게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사법부를 규탄했다.

다만 두성산업에서 신청한 중대재해처벌법 위헌법률심판 기각은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했다.

(창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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