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일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에서 조미영 씨(47)가 심장, 좌·우 폐장, 간장, 좌·우 신장, 좌·우 안구를 기증하고 눈을 감았다고 3일 밝혔다.
조 씨는 올 9월 어지럼증을 느껴 찾은 병원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조 씨의 가족은 힘들어했지만 조 씨의 남편은 오늘이라도 사망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기증할 수 있는지 먼저 문의했다. 생전 조 씨가 TV에서 기증 관련 뉴스가 나오면 ‘혹시 우리가 저런 일이 생기면 고민하지 말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기증하자’고 말해서다.
조 씨 가족은 모두 기증에 동의했다. 가족은 사랑하는 엄마이자 아내가 한 줌으로 재로 남겨지는 것보단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조 씨가 바라는 일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경남 하동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조 씨는 늘 밝게 웃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 세 아이의 가장 든든한 엄마였고 자상하고 배려심 많은 아내였다.
조 씨의 남편 이철호 씨는 아내에게 “가슴 속에서 항상 옆에 있다고 생각하며 살게. 아이들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우리 잘 지내고 있는지 지켜봐 줬으면 좋겠어. 얼마나 예쁘게 잘 키우는지.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면 ‘신랑 고생했다’는 말 듣고 싶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라고 말했다. 조 씨의 딸 이현주 씨는 “엄마 딸이어서 행복했고, 앞으로도 잊지 않고 늘 기억 하면서 살게. 엄마, 사랑하고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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