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맹탕’ 빈대 살충제 안내 논란…“전문가 추가 검토 중”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3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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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 대응책으로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 사용 권고
국내 연구진, '피레스로이드계 방제 효과 미미' 지적
환경부 "학계 일관된 목소리 아냐…검증 제품 안내"

환경부가 빈대 방제에 효과가 없는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를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놨다는 지적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추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3일 당국에 따르면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최근 논란이 된 빈대 대응과 관련해 질병관리청에 감염병 예방용 살충제 목록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퍼메트린’과 ‘델타메트린’ 성분의 살충제도 포함됐다.

이는 모두 피레스로이드 계통의 살충제로 가정용 살충제에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은 환경과학원으로부터 전달받은 제품 목록에 따라 ‘빈대 예방·대응 정보집’에 서식처 틈새에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를 뿌리라고 안내했다.

문제는 피레스로이드 계통의 살충제는 서울대 연구진이 지난 2020년과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빈대 방제에 효과가 없다고 발표한 물질이라는 점이다. 이 연구를 진행한 이시혁 서울대 응용생물학과 교수는 논문을 통해 국내에서 발견된 빈대 대부분이 피레스로이드 살충제에 내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피레스로이드 계통의 살충제가 빈대 방제에 효과가 없다는 서울대 연구진의 주장이 학계의 지배적인 의견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서울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학계의 일관된 목소리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연구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고 해서 새로운 살충제를 엄격한 검증 없이 국내에 유통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계 부처 승인을 거쳐 인체 유해성이 검증된 제품들을 안내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살충제 승인·허가 업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맡아오다 2019년 1월부터 환경과학원으로 이관됐으며, 질병청에 전달한 살충제 목록은 식약처에서 허가한 제품들이다.

다만 환경부와 환경과학원은 피레스로이드 계통의 살충제의 방제 효과와 관련해 전문가들과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서울대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과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구 결과에서 제기한 내성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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