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앙 재정에 역대 가장 큰 약 59조 원 규모의 세수 펑크가 예상되면서 지방자치단체 재정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각종 사업이 중단 또는 연기될 위기에 처했고 지방채 발행을 검토하는 지자체도 속출하고 있다.
5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세수 펑크 여파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최소 10곳이 지방채 발행을 확정했거나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수 부족 여파로 지방교부세와 교육재정교부금이 총 23조 원가량 줄게 되면서 상당수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빚을 내기로 한 것이다.
충북도의 경우 15년 만에 지방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충북은 올해 지방교부세가 약 1500억 원 줄었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 취득·등록세 등 지방세 수입 감소액이 1600억 원에 달해 총 3100억 원의 세수 부족이 예상된다. 충북도 관계자는 “세출 구조조정에도 힘을 쏟고 있지만 그것만으론 감당이 안 돼 지방채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 3100억 원의 세수가 부족한 전북도도 11년 만에 300억 원가량의 지방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도 내년 3867억 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2021년 5100억 원대 지방채 발행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고금리 상황에서 지방채를 발행할 경우 이자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올 하반기 1000억 원가량의 지방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지방채 금리가 최대 5%에 달해 부담이 적지 않다”고 했다.
올해만 4000억 원대 지방채를 발행한 부산시도 내년 추가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복지, 보육 등 꼭 필요한 예산을 지방채 발행 등으로 충당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지방채 발행에 엄격한 태도를 보였던 행정안전부의 기류도 예전같지 않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 광역지자체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10.1%로 재정 건전성이 비교적 우수한 상황”이라면서도 “가능하면 지방채보다는 가용자원 발굴과 세출 구조조정을 통한 노력을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