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도 피의자 김길수(36) 도주극이 63시간만에 막을 내렸지만 처음부터 막을 수 있었던 일이었다며 교정당국의 무신경을 질책하는 전문가 목소리가 나왔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건 법무부의 개호 실패가 명백한 일”이라고 못 박았다.
즉 “도주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예견을 충분히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못 막았다”는 것.
이 교수는 김길수가 플라스틱 숟가락 자루(5㎝가량)을 삼킨 것을 이유로 병원으로 간 것과 관련해 “그런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과거 사례가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교정공무원 대부분이 이것(도주 의도)을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과거 사례에 대해 “구속을 피하기 위해 손톱깎이나 칫솔까지 삼킨다”며 “복통을 호소하면 교정당국이 외래진료를 허가할 수밖에 없다. 그런 다음 화장실을 이용해서 도주하는 건 전형적인 방법이었다”고 했다.
이어 “서초경찰서 유치장에서 숟가락을 삼켰을 때 초동 응급조치로 병원에 가서 내시경을 하도록 해 줬지만 내시경 자체를 몸을 비틀면서 거부를 했다”며 “내시경을 통해서 이물질을 바로 제거하면 그다음 병원 진료를 안 와도 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를 볼 때 “이번 상황은 그것(도주 의도)이 너무나 명백했던 것”이라며 교정당국이 왜 이를 간파하지 못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김길수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도 응하지도 않고, 병원에 가서 진료받는 그 시간을 이용해서 도주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분명했고, 이와 같은 사례가 한둘이 아니었다”며 따라서 “당연히 교정당국이 개호를 철저히 했어야 됐다”고 이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그다음 중요한 건 112 신고 늦장이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요즘 112신고하면 5분 안에 다 도착하는데 도주하고 나서 무려 50분가량 지체 됐다”며 “추정컨대 나중에 불거질 책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단 스스로 자체 해결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만약 “바로 신고를 했으면 안양역 주변 지구대 112 차량이 출동, 조기 검거할 수 있을 가능성이 컸다”며 50분이나 지체하는 바람에 “그 시간에 김길수는 의정부까지 이미 이동을 한 상태였다”고 아쉬워했다.
김길수는 지난 4일 오전 6시20분쯤 안양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도중, 탈출해 택시를 타고 의정부로 넘어간 뒤 6일 오후 9시20분 의정부시 가능동의 한 공중전화박스에서 체포될 때까지 양주, 서울고속터미널 등지를 돌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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