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도주 행각을 벌이던 탈주범 김길수(36)는 결국 연인에게 건 전화 한 통으로 잡혔는데, 당시 해당 연인과 함께 있던 여성 경찰관의 예리한 관찰력과 대응이 검거에 큰 역할을 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김길수가 4일 도주 직후 처음 찾아간 여성 지인 A 씨와 신뢰 관계가 두텁다고 보고 이 여성을 밀착 감시했다.
의정부경찰서 강력팀 소속 B 경찰관(여)은 김길수의 연락이 A 씨에게 또 올 수 있겠다는 생각에 A 씨와 적극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그러다가 6일 오후 9시 10분경 경기도 의정부시 한 식당에서 A 씨와 대화를 나누던 B 경찰관은 테이블에 놓여 있던 A 씨의 전화기가 울리자 눈여겨봤다.
일반적인 휴대전화 번호와 다른 번호가 찍힌 것을 수상히 여긴 경찰관은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도록 해 김길수임을 확인했다.
B 경찰관은 곧바로 상황실에 연락해 번호에 대한 위치 추적을 요청했고, 발신지는 의정부 가능동의 한 공중전화 부스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의정부경찰서 강력팀은 10여 분 만에 현장으로 출동해 길을 걷고 있는 김길수 앞을 경찰차로 가로막았다. 김길수는 왕복 2차선 도로와 인도를 지그재그로 가로지르며 달아났지만 쫓아 온 형사 3명에게 끝내 제압당했다.
공중전화라면 위치가 노출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김길수는 주변인들을 밀착 감시해 온 경찰 수사망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청은 김길수를 검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경찰관 2명을 1계급 특진하고 공조와 검거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경찰관들에게 표창했다.
김길수는 지난 4일 오전 6시 20분경 안양시 동안구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서 진료받다가 도주했다. “화장실에 가겠다”고 말한 그는 보호장비를 풀어준 틈을 타 환복 후 택시를 타고 도망쳤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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