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연령대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면서 해당 연령층이 경각심을 느끼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혈당수치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오는 14일 세계당뇨병의 날을 맞아 노보 노디스크와 함께 여론조사업체에 의뢰해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한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당뇨병 인식 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당뇨병은 한국에서 질병부담이 1위인 질환으로 고혈압·신장질환·뇌졸증 등과 같은 만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20~30대에 나타나는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과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이 빠르게 악화하는 특징이 있어 조기 사망 위험이 높은데, 최근 이 연령대의 당뇨병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6년 9만6891명이었던 30대 당뇨병 환자는 2020년 12만1568명으로 4년 사이 25.5% 늘었다. 같은 기간 20대 환자는 2만3798명에서 3만5005명으로 약 47% 증가했다. 두 연령대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인 건 80대 이상(52.5%)이 유일하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대들은 당뇨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조사에서 2030연령층의 당뇨병 심각성 인지율은 지난해(82.8%)보다 6.7% 상승한 89.5%를 기록했다. 10명 중 9명은 당뇨병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2030연령대에서 당뇨병 진단을 받지 않은 응답자 325명 중 절반 가까이(20대 55.6%, 30대 43.6%)는 자신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고,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걱정해봤다고 응답한 비율도 66.7%(20대 68.5%, 30대 65.0%)로 높게 나타났다.
20~30대 응답자들은 당뇨병에 높은 경계심을 보이지만 자신의 공복·식후혈당 수치나 ‘당화혈색소, 당뇨병전단계’와 같이 당뇨병 예방과 관리를 위해 알아둘 관련 정보를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화혈색소는 혈액 속에 포도당의 결합 정도를 나타내 공복혈당과 식후혈당 수치와 함께 당뇨병 진단기준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2030세대 응답자의 10명 중 7명(344명 중 253명)은 이를 모른다고 답했다. 2030연령대 응답자 344명 중 반 이상(54.2%)은 당뇨병 고위험군을 이르는 말인 ‘당뇨병전단계’를 모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2030세대에서 당뇨병 비진단자 중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답한 308명 중 42.5%만 자신의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안다고 답했다.
또 해당 연령대에서 10명 중 3명 비율로 당뇨병 관리수칙 중 적정 체중 유지와 규칙적 식사를 실천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5명 중 1명만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원규장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2030세대는 질병 위험도가 낮을 것으로 생각해 당뇨병을 간과하기 쉬운 연령대로, 숨어 있는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고위험군을 발견하기 위한 국가적 개입이 필수”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