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운반 로봇(사진)의 센서를 점검하던 작업자가 로봇 팔에 눌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로봇이 사람을 농산물 박스로 인식해 오작동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8일 경남 고성경찰서에 따르면 전날(7일) 오후 7시 45분경 고성군 영오면의 한 농산물유통센터 선별장에서 일하던 로봇 설비 점검업체 40대 직원 A 씨가 로봇 집게에 눌려 중상을 입었다. 얼굴과 가슴을 크게 다친 A 씨는 출동한 구급대에 실려 경남 진주시의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사망했다. 해당 로봇은 파프리카를 담은 박스를 한 번에 2개씩 들어 팔레트로 옮기는 무인 설비다. 높이 3m가량으로 대당 가격은 1억3000여만 원에 이른다.
A 씨는 이날 로봇 프로그램 교체를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로봇은 일본에서 제작돼 2019년 현장에 투입됐는데 8일 시운전을 앞두고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는 중이었다.
A 씨는 혼자 로봇을 점검하다 사고를 당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작업자가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는 농산물 선별라인과 로봇 사이에 낀 A 씨를 유압장비를 이용해 구조했다.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원은 “구조 당시 이미 의식과 맥박이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A 씨가 로봇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과정에서 로봇이 오작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봇이 사람을 박스로 인식해 오작동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로봇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라 센서가 오작동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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