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龍頭蛇尾(용두사미)(용 룡(용), 머리 두, 뱀 사, 꼬리 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10일 03시 00분


● 유래: 벽암록(碧巖錄)에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중국 송나라 때에 용흥사의 스님 진존숙은 도를 깨닫기 위해 절을 떠나 천하를 방랑했는데, 짚신이 낡아 발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서 짚신을 만들어 산길의 나뭇가지에 걸어 두고 다녔다고 합니다. 진존숙이 노년이 된 어느 날 선문답(禪問答)을 주고받는 자리에서 진존숙이 먼저 화두를 던지자 갑자기 상대 스님이 큰소리를 치고 나왔지요. 진존숙이 “노승이 그대에게 일갈을 당했구료” 하고 말하자 상대가 또 한 번 큰소리로 치고 나왔습니다. 상대가 호흡이 꽤 깊은 걸로 보아 상당한 수양을 쌓은 것같이 보였으나, 자세히 살펴보니 수상한 구석도 엿보였습니다. 진존숙은 ‘이 중이 그럴듯해 보여도 진짜 도를 깨친 것 같지는 않은데, 마치 용의 머리에 뱀의 꼬리(龍頭蛇尾)는 아닌지 의심스럽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상대에게 물었습니다. “그대가 그렇게 서너 번 큰소리를 친 후에는 무엇으로 마무리를 지을 것인가요?” 그러자 상대는 그만 슬그머니 답변을 피하고 말았답니다.

● 생각거리: 대부분 처음에는 큰 기대와 열정을 갖고 시작하지만 결국은 실망스러운 결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대체적으로 계획이 치밀하지 못하거나 실행하려는 의지가 부족해서일 수 있습니다. 용두사미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시작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더욱 필요하답니다.

#한자성어#용두사미#벽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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