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도 엉망” vs “비용 줄어”…10년 끈 ‘음식물분쇄기 제도개선’ 착수

  • 뉴스1
  • 입력 2023년 11월 13일 09시 46분


음식물쓰레기로 만든 친환경 퇴비 운송 모습.(사진제공 김제시)
음식물쓰레기로 만든 친환경 퇴비 운송 모습.(사진제공 김제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음식물분쇄기(디스포저) 제도 개선이 본격 추진된다. 환경부는 내년초 음식물분쇄기 시범사업에 착수하고, 대단지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추가 사업도 계획 중이다. 하수도 영향 평가와 자원화 등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뒤 2026년쯤 제도 개선 방향이 수립될 전망이다.

13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주방용 오물분쇄기 제도개선을 위한 시범사업 및 모니터링’ 과제를 공고하고 사업자 선정을 진행 중이다. 시범사업 및 모니터링에 소요되는 예상 기간은 1년7개월로, 총 사업비 12억원이 배정됐다.

시범사업 조건으로는 △하수처리장 가동률 80% 이내 △분류식 하수처리구역 내 위치 △신축 공동주택(입주 5년 이내 아파트) △음식물 찌꺼기를 바이오 가스화 시설로 이송해 처리가 가능한 지역 등이 명시됐다.

이번 시범사업은 300세대 이상 500세대 미만 아파트가 대상으로, 유사 규모의 비교 대조군을 선정해 분쇄기 설치에 따른 하수도 처리 능력의 유의미한 수치 변동이나 악취 발생, 전기사용량 등 변화를 전반적으로 비교·모니터링한다.

각 가정 내 음식물 분쇄기를 설치해 전량(100%) 배출해 지하 공동배수 설비에 모은 후 바이오가스화, 퇴비화 등 음식물 찌꺼기의 자원화 가능성을 살펴보게 된다. 분쇄 음식물 찌꺼기 중 여액은 하수도로 배출하되, 고형물은 20% 미만만 이용해 하수도 영향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음식물쓰레기 분쇄기는 지난 2012년 합법화 이후 찬반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이다. 현행법상 분쇄물 20% 미만만 하수도로 흘려보내고 80% 이상은 회수해 종량제 봉투에 분리수거 해야하지만, 하수도에 무단 방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거름망을 설치하지 않는 등 미인증 불법 분쇄기 유통이 많아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받아왔다.

분쇄기 사용이 전면 허용될 경우 하수처리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상당하지만, 음식물쓰레기 직접수거 방식보다 비용이 크게 줄고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반론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10년 넘게 논쟁이 이어지며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때 음식물과 가축분뇨를 에너지로 탈바꿈시키는 공약을 구상했고, 국정과제로 선정해 음식물쓰레기 분쇄기의 연구용역 및 시범사업을 통해 현장적용성을 검증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국정과제 추진을 구체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환경부는 대단지 아파트에도 시범사업을 추가로 진행해 분쇄기의 환경 및 재활용률에 대한 보다 정확한 데이터 측정·수집에 나설 계획이다. LH 측과 신축 중인 500세대 이상 아파트에 적용하는 방안을 두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초 500세대 미만 1차 시범사업과 2025년 초 준공 예정인 신규 아파트 대상 2차 시범사업 결과를 각각 1년여씩 모니터링한 후 2026년 중 음식물쓰레기 분쇄기 제도개선 방향을 확정짓는다는 구상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정과제로 들어가 있는 오물분쇄기 관련 연구용역과 함께 시범사업을 해 제도를 개선하려는 차원”이라며 “제도개선을 위한 조사 목적의 시범사업으로, 모니터링한 결과를 갖고 어떤 방향으로 개선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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