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80대 건물주를 살해한 30대 주차관리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1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날 오후 9시 32분경 강원 강릉시 KTX역 앞에서 살인 혐의로 30대 남성 김모 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전날 오전 10시경 영등포구 영등포동 한 건물 옥상에서 80대 건물주 A 씨의 목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건물 6층에 있는 A 씨 사무실 앞에서 흉기를 들고 기다리다가 출근하던 A 씨를 옥상으로 데리고 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범행 직후 옆 건물 모텔로 도주해 은신했다.
김 씨의 도주를 도운 해당 모텔 업주인 40대 남성 조모 씨도 전날 오후 10시 10분경 긴급체포됐다. 조 씨는 김 씨 도주 경로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삭제한 혐의(증거인멸)를 받는다. 조 씨는 A 씨가 소유한 주차장 부지를 보증금 1000만 원·월 120만 원에 임차해 운영하며 김 씨에게 2020년 7월부터 주차관리 등을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모텔에 은신해 있던 김 씨는 오후 5시 30분경 용산역으로 이동해 강릉행 KTX에 탑승했다. 경찰은 오후 1시 10분경 “A 씨가 엎드린 채 숨져 있다”는 70대 건물관리인 B 씨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평소 A 씨와 점심 식사를 같이하던 B 씨는 당일 A 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건물을 둘러보다 A 씨를 발견했다고 한다.
경찰은 사건 현장 혈흔과 인근 CCTV 등을 확인해 김 씨가 도주한 경로를 파악하고 경기남부경찰청·강원경찰청 등과 공조해 도주 4시간 만에 강릉 KTX역사 앞에서 김 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김 씨가 A 씨에 대해 평소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와 조 씨는 경찰에서 각각 살인과 CCTV 삭제 사실만 인정하고 이외의 구체적 진술은 함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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