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서포터스 등 100여 명 참여
중구-영등포구-성동구 등 동참
흡연부스, 담배꽁초 수거함 설치
시 “환경부에 과태료 강화 건의”
“여기서 담배꽁초와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1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 앞 광장. 서울 중구 명동상인회 소속 상인과 구민 등 200여 명이 모여 ‘담배꽁초 없는 중구 만들기 선포식’을 열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중구 일대를 담배꽁초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으로 만들자는 캠페인이다. 참가자들은 중앙우체국과 명동예술극장 등을 지나며 바닥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줍고,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를 계도했다.
이날 캠페인에 참여한 회현동 주민 안용덕 씨(61)는 “예전보다 무단 투기가 줄었지만 여전히 구석진 곳에는 꽁초가 많이 떨어져 있다”며 “지금보다 깨끗해진 명동을 보고 싶어 동참했다”고 말했다. 중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후 명동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며 “깨끗하고 청정한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 담배꽁초가 겨울 화재 주원인
최근 담배꽁초 투기 근절에 적극 나서는 서울 자치구가 늘고 있다. 도시 미관을 해치는 담배꽁초가 겨울철 화재의 주원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일어난 겨울철 부주의로 인한 화재 2만8000건 중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28.1%(7861건)로 가장 많았다. 중구 관계자는 “담배꽁초가 여름엔 빗물받이에 쌓여 침수를 야기하고, 겨울에는 화재의 불씨가 된다”며 “습관성 꽁초 투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구는 지난달 25일 담배꽁초를 줄이기 위한 개방형 흡연 부스도 설치했다. 금연 구역과 흡연 구역을 명확히 분리해 보행자의 간접 흡연을 최소화했고, 자연 환기도 가능하게 벽의 약 50%는 개방형으로 마련했다.
다른 자치구들도 담배꽁초 줄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영등포구는 연말까지 당산동 일대 식당 및 술집이 밀집한 60곳에 담배꽁초 수거함을 설치할 예정이다. 수거함의 꽁초 투입구 위에는 담배를 비벼 끌 수 있도록 타공판도 설치했다. 또 투입구는 꽁초만 들어갈 수 있게 좁고 동그랗게 제작됐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담뱃불이 수거함 속 담뱃갑 등 쓰레기로 옮겨붙어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한 수거함”이라고 설명했다.
성동구도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숲역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인근에 음압 설비를 갖춘 ‘스마트 흡연부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담배 연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면서 내부에는 공기정화 장치도 마련했다.
● “무단 투기 과태료도 올려야”
서울시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중구 청계광장에서 걸어가며 담배꽁초를 줍는 ‘꽁정당당’(꽁초를 정정당당하게 쓰레기통에 버리자) 캠페인을 전개했다. 서울시 및 자치구 직원, 대학생 서포터스 등 100여 명이 참여해 꽁초 수거 등의 활동을 펼쳤다. 서울시는 내년에 각 자치구의 수요를 조사해 꽁초 수거함 500개와 휴대용 재떨이 5만 개를 보급할 예정이다.
담배꽁초 무단 투기를 막기 위해 처벌 규정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폐기물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담배꽁초 투기 과태료는 횟수와 상관없이 5만 원이다. 서울시는 올 7월 과태료를 차등 적용해 1회 10만 원, 2회 15만 원, 3회 20만 원을 부과하는 방안을 환경부에 건의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환경부의 공식 답변은 오지 않았다”라면서 “앞으로도 시민의식을 높이는 동시에 무단 투기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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