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2’ 조계사엔 수험 기원 행렬…“점심도 걸러”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14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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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응시생·재수생·현역 등 다양
"매일 점심시간에 조계사 와서 응원해"
수험생 자녀 생각하다 눈물 글썽이기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는 자녀의 앞날을 응원하는 수험생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11시 기준 서울 체감온도는 3도에 바람이 강하게 불어 한층 더 추웠지만, 조계사를 찾은 이들 중 추운 기색을 내비치는 사람은 없었다. 종이에 정성스럽게 수능 응원 문구를 적어 사찰 측이 마련한 장소에 걸고,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조계사 인근 직장인 중에는 점심식사도 거르고 온 이들이 적지 않았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최정윤(54)씨는 시험을 앞둔 고3 딸을 응원하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몇 번이나 동여맸다. 혹시나 강한 바람에 종이가 떨어질까 봐서다.

최씨는 “매일 점심시간에 조계사에 와서 하루에 하나씩 응원 문구를 달고 있다”며 “딸이 아프지 않고, 긴장하지 말고 평소 자기가 공부했던 실력 그대로 발휘해서 가고자 했던 대학교에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박미란(50)씨도 이틀 뒤 수능에 응시하는 연년생 두 딸을 위해 조계사를 찾았다.

박씨는 “고3 딸과 재수생 딸이 이번에 모두 시험을 본다”며 “아이들이 많이 긴장하고 있는데 건강하게 시험 잘 치고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능 기도를 위해 일부러 먼 데서 조계사까지 온 이들도 있었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김경자(79)씨는 일찍 어머니를 여읜 손녀와 손자를 직접 키웠다. 첫째인 손녀는 올해 20대 후반으로, 다른 일을 하다가 이번에 다시 수능을 응시한다고 했다.

김씨는 “손녀가 오전 7시에 나가서 오후 10시에 오고 그러는데 볼 때마다 딱하다”며 “다른 일을 준비하다가 한의대에 다니는 동생을 보고 자기도 한의대에 가야지 결심한 것 같은데 잘 됐으면 하고 바란다”고 했다.

성남 분당구에서 왔다는 박소영(49)씨는 반수생 외동아들 이야기를 담담하게 이어 나가다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박씨는 “(대학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들이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우주의 기운이 아들에게 갔으면 좋겠다”며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들 이야기를 하며 눈물이 나는 걸 보면 이게 부모의 마음인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교육부는 전날(13일) 오전부터 시험 전날인 오는 15일까지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를 전국 84개 시험지구에 배부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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