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1개 다중이용시설 직접 방문
매달 소독 확인하고 예방법 안내
교통공사도 열차 방역 2배 강화
“객실 내부를 빠짐없이 샅샅이 살펴볼 예정입니다.”
13일 오후 2시경 대구 중구 중앙로 근처의 한 호텔 안으로 대구시 위생점검 담당 공무원 4명이 들어섰다. 곧장 프런트데스크로 향한 이들은 위생점검 체크리스트를 꺼내 들고 호텔 직원에게 월 1회 이상 소독 실시 여부와 영업자 준수사항 이행 여부 등을 확인했다. 윤기봉 위생정책과 주무관은 “객실에서 빈대가 발견되면 신속하게 방제 조치를 해야 하니 즉시 보건소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호텔 직원에게 빈대의 생태적 특징과 예방법, 방제법 등을 안내하는 내용이 담긴 정보집도 건넸다.
객실로 이동한 공무원들은 본격적으로 빈대 확인 작업에 돌입했다. 침구류를 이리저리 들추면서 배설물 등 빈대 서식 흔적이 있는지 샅샅이 살펴봤다. 윤 주무관은 “다행히 빈대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때 아닌 빈대 출몰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대구시가 빈대 대책반을 구성하고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등 혹시 모를 빈대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구시는 7일 보건복지국장 주재로 9개 구군 위생점검 담당자들과 대책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국내 최대 방역업체인 세스코 측도 참석해 빈대 방역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합동대책반을 구성한 시와 각 구군은 13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지역 내 찜질방과 목욕탕, 숙박업소 등 961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전수 위생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대구시는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해 월 1회 이상 시설물 소독 실시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영업장 내 빈대 서식 흔적과 침구류 및 대여복 재사용 여부, 영업장 청결 상태 등 위생적 관리, 영업자 준수사항 이행 여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시와 구군별 위생점검 담당자들이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직접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만약 영업소에서 빈대 서식이 확인될 경우 신속히 방제 조치할 예정이다.
대구에서는 지난달 중순 한 대학교 기숙사에 빈대가 출몰한 이후 시민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한 방역업체 관계자는 “만약 빈대에게 물렸다면 물과 비누로 씻은 뒤 의약품 처방을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며 “침대 모서리나 매트리스 사이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빈대 발견 시에는 스팀 고열 분사 등 물리적, 화학적 방제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을 매개로 빈대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구교통공사도 선제 대응에 나섰다. 3∼10일에 걸쳐 도시철도 1∼3호선의 모든 열차 객실 및 91개 전 역사에 대해 빈대 퇴치를 위한 살충제 살포 작업을 벌이는 등 특별 방역을 실시했다. 또 진공청소기로 먼지와 이물질을 청소하고 전동차 내부 시트와 바닥, 손잡이, 기둥 등을 소독했다. 김기혁 대구교통공사 사장은 “시민들이 안전하고 청결한 환경에서 도시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방역기준보다 2배 강화된 방역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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