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지역구 238명 공약 전수 분석]
전문가들 ‘空約’ 막을 대책 제안
“후보 공약과 정당 공약 분리해야
‘북핵 해결’ 등 모호한 공약 차단”
전문가들은 내년 4월 총선부터라도 후보자들이 무분별하게 공약을 남발하는 걸 막고 선거 후 공약 이행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행태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와 함께 21대 의원 공약 분석을 진행한 한국정치학회 소속 김형철 한국선거학회장은 “현재 시민단체와 언론이 하고 있는 공약 검증 빈도를 늘리고 정례화하면서 현실 가능성과 구체성 외에 보편성, 사회통합 기여 등의 기준을 추가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렇게 다방면으로 평가한 정보를 선거운동 기간에 유권자에게 제공하면서 선택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공약의 구체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형식적인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번 분석에 자문을 해준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공약을 제출할 때 목적, 대상, 기대효과, 재정소요 등을 명시하도록 하면서 공약의 구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천 권한을 갖고 있는 당이 후보들의 공약 이행에 책임을 지고, 공약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타당성을 검증하는 절차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전문가는 후보 공약과 정당 공약을 분리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렇지 않으면 후보들이 ‘북핵 문제 해결’ 등 국회의원 한 명이 할 수 없는 공약을 남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약 남발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라고 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선거공보물이 복잡해서 잘 모르겠더라도 최소한 ‘했습니다(업적)’와 ‘하겠습니다(공약)’를 구분하고, 정당 공약인지 후보자 공약인지를 구분하면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유권자들이 입법부를 ‘고용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어가는 공약인지 등을 생각해 보고 투표하면 예산을 무분별하게 쓰겠다는 후보가 당선되는 건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