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유치원에서 교사가 문을 닫다가 4살 아이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5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오전 11시 35분경 경기도 수원 한 사립유치원에서 원생인 4세 A 군의 손가락이 문틈에 끼었다.
MBC가 공개한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화면에는 A 군이 복도 끝에서 달려오자 문 앞에 있던 교사가 교실 안으로 들어간 뒤 문을 닫는 장면이 담겼다. 이 교사는 문고리를 두 손으로 잡고 한쪽 다리를 굽히며 힘껏 문을 닫는다.
이 과정에서 교실에 들어가려 했던 A 군의 새끼손가락이 문틈에 끼었다. A 군은 이후 8시간 만에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손가락 대부분이 잘려 나갔다는 ‘아절단’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A군은 손에 철심까지 박았으나 100%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고, 사고 후 잦은 놀람 증상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까지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A 군 부모는 MBC에 “왜 그렇게까지 문을 두 손으로 밀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유치원 측에서 CCTV를 삭제해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며 A 군이 지난 4월 유치원에서 글루건에 화상을 입었을 때도 유치원 CCTV 영상이 사라졌었다고 주장했다.
A 군의 부모는 아이의 수술 전부터 원장에게 CCTV를 보여줄 것을 요청했지만 CCTV 영상 수개월치가 모두 삭제돼 있어 원장이 휴대전화로 찍은 CCTV 화면만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A군 부모는 “피해 아동의 부모한테 보여 주면 안 되겠다 싶어서 다 삭제한 게 아닌가 하는 게 저희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해당 유치원 원장은 “CCTV 영상을 지운 것은 아니다. 저장 용량 부족으로 자연 삭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해당 교사는 이번 사고에 대해 “아이들이 교실 밖으로 나갈까 봐 문을 닫은 것뿐이다. 문을 닫을 때엔 A 군을 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원장과 해당 교사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는 한편 삭제된 유치원 CCTV 영상 복구에도 나설 예정이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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